대만전 선발 원태인, "선수들 결승행 의욕 높아…책임감 크게 느낀다"

배영은 2023. 11. 1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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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3)이 또 중책을 맡았다. 사실상의 '결승행 결정전'이 될 대만전에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지난 10월 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결승행 티켓이 걸린 중국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한 원태인. 뉴스1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일본전이 끝난 뒤 "원태인이 대만전 선발 투수로 나간다"고 예고했다. 한국과 대만은 나란히 호주전 1승과 일본전 1패를 안고 18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승리한 팀이 아시아 야구 최강국 일본과 19일 결승에서 재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원태인은 "중요한 경기에 등판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 일본전이 패배로 끝난 뒤 선수들끼리 '결승에서 다시 한번 일본을 만나 설욕하고 싶다'는 얘기를 나눴다. 특히 (동기생인) 노시환이 많이 아쉬워하더라"며 "그 무대를 만들어 주기 위해 내가 열심히 던져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원태인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 국제대회를 치르고 있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APBC까지 잇달아 태극마크를 달았다. WBC에선 3경기 4와 3분의 1이닝, 아시안게임에선 2경기 10이닝을 각각 소화했다. 그 사이 삼성 소속으로 정규시즌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50이닝을 던졌다. 그 자신도 "한 시즌에 국제 대회를 세 번 나간 선수가 또 있었을까 싶다"며 "1년 내내 야구를 하는 기분이긴 하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세 번의 대표팀은 선발 기준이 모두 달랐다. 그 안에 모두 원태인이 포함됐다는 건, 그만큼 한국 야구가 그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그 역시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원태인은 "국가대표는 늘 영광스러운 자리다. 몸은 힘들어도 기분은 항상 좋다"며 "WBC 때 이후 도쿄돔에서 처음 던진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형이나 최지훈(SSG 랜더스) 형처럼 당시의 아쉬운 기억을 함께했던 멤버들끼리 '이번에 꼭 만회하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16일 APBC 호주전에서 노시환(가운데)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가 확정된 뒤 달려나가 함께 기뻐하는 원태인(왼쪽). 뉴스1


APBC는 24세 이하 혹은 프로 3년 차 이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다. 젊은 유망주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지금 팀워크가 최고조에 올라 있다. 지난 16일 예선 호주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둬 이미 WBC 호주전 패배의 아쉬움은 씻어냈다. 일본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한 수 위 전력의 상대와 1점 차 접전을 벌인 터라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땄던 멤버가 여럿 포함돼 있어 자신감도 충분하다.

원태인은 아시안게임에서도 결승행 티켓이 걸린 중국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이번에도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낼 생각이다. 그는 "대만전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부담이 되기도 하고, 이번 대표팀에서 내가 어린 편이 아니라서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며 "우리 팀이 꼭 결승에 오를 수 있도록 내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던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도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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