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 태도 도 넘었다"…경기도의회 문체위 "부지사 사과해야"

유진상 2023. 11. 1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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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기관광공사 행정사무감사 도중 정회
이영봉 위원장 "피감 기관 전체적으로 문제"
이경혜 의원 "도의원이 돼서 과장님한테 혼나네요"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영봉 위원장. ⓒ경기도의회 제공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피감기관의 답변 태도에 대한 문제가 강하게 제기됐다. 불성실한 답변은 물론, 언성 높인 답변, 답변이 곤란하자 침묵 등 의회 경시태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영봉 위원장(민주 의정부2)은 부지사가 사과해야 행감을 속개하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17일 정오쯤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영봉 위원장은 경기관광공사와 한국도자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도중 정회를 선포했다.

이유는 경기관광공사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던 중 관광공사를 관리감독하는 도 관광산업과장의 발언 태도가 문제였다.

이날 이경혜 의원(민주 고양4)은 경기관광공사의 업무가 과중됨을 언급하며 인력과 조직이 늘어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조원용 공사사장에게 질의했다.

이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경기관광공사가 맡고 있는 전체 위탁 사업은 50여개가 넘는다. 특히 경기도 관광산업과의 전체 사업 12개를 모두 위탁 수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에 관광산업과가 자체적으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의아해 하며, 90여명뿐인 공사의 인력과 조직 확충 필요성을 얘기했던 것이다.

그런데 조 사장이 필요성은 있으나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답하자, 이 의원은 경기도 담당자에게 재차 같은 질의를 했다.

이에 최용훈 관광과장이 "감사원 감사 내용을 경기관광공사가 이행하지 않아 할 수 없다"고 답변했고, 이 의원은 "무슨 감사인데 그렇느냐 얘기해 달라" 하자, "나중에 따로 별도로 답변하겠다"고 했다.

이에 이 의원이 재차 "무슨 감사내용인데 그러느냐 말을 할 수 없는 문제냐"고 하자, 최 과장이 "(공사가) 감사원 감사 (수용이) 끝나면 말씀드리겠다 했잖아요"라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답했다.

이같은 상황에 이 의원은 "경기도의원이 돼서 과장님한테 혼나고 있네요"라며 어이 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의원들은 잠시 술렁였고, 이영봉 위원장은 답변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이 자리는 도의원들이 1400만 도민들을 대표해서 앉아 있는 것이다. 2023년 사업을 평가하고 행감을 치루는 곳이다. 앞서 다른 기관 행감에서도 지적된 문제여서 오늘은 말씀을 안드렸다. 최용훈 과장님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최 과장은 "말씀드린 부분에 대해서 이해가 안돼 그런 것이고, 추후에 말씀을 드리겠다 한 것이고"라며 말을 이으려 하자. 이 위원장은 "설령 그렇다 해도 그렇게 답변해서 되겠습니까"라고 일축했다.

황대호 부위원장(민주 수원3)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황 부위원장은 "지금 이경혜 의원님이 말한 맥락은 여태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대행사업 위탁을 과도하게 관광공사가 맡고 있고, 인력과 조직이 늘어나야하지 않겠냐는 건데. 감사원 감사는 별개의 안건으로 봐도 되는거잖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 과장은 "조직 확대에 대해서는 동감을 하고 있다. 지적이 오래된 사항이다. 집행부 쪽에서는 공사쪽에서 감사원 감사를 이행을 안하고 있다보니까. 그게 선행이 돼야 조직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황 의원은 "감사원 감사는 감사대로 하고. 조직개편은 조직개편대로 하면되지 않냐. 그건 과장님 입장 아니시냐. 조직개편하면 감사원 감사 받습니까. 뭣때문에 그러시냐"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최 과장은 "원칙적으로 말씀드린 것처럼 조직 확대에는 찬성을 한다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상황이 지속되자 이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답변 태도에 대해 말씀드리는거다. 내용에 대한게 아니고. 답변태도에 대해 잘못하셨자나요. 객관적으로 누가 들어도 그렇잖아요"라며 다시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최 과장은 "의도치 않았는데 그렇게 들으셨다변 죄송하게 생각한다.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행감을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이 위원장은 앞서 14일 진행된 경기문화재단과 경기아트센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정회를 선포했다.

당시 답변자들은 불분명한 답변, 곤란한 질문에 대한 침묵, 의원 질의 따져 묻는 등 전반적인 문제가 지적됐다.

이 과정에서 위원회실 밖 복도에선 "X도 모르는 게"란 표현까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봉 위원장은 "감사 태도나 답변 태도를 봤을때 계속해서 감사를 하는 것은 어렵다. 종합감사때 의원님들 못하신 것 대체하겠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감사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지적은 17일 열린 안전행정위원회의 경기남·북부자치경찰위원회에 대한 행감에서도 나왔다.

이날 이기인(국힘 성남6)이 다중운집행사에 대한 질의를 하면서 관련보고나 의결사항이 왜 없느냐. 소관업무인데 왜 없느냐며 수 차례 물었다. 그러자 김덕섭 경기도남부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이 큰 소리로 팔을 올리며 "그걸 일일히 다 어떻게 합니까"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이 "지금 저에게 화를 내시는 겁니까"라며 되묻자, "화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다른 의원들도 문제를 제기하자 김 위원장은 결국 "화를 낸 것은 아니지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 의원은 이와 별도로 위원회 직원의 '이해 못할' 행동에 대한 지적도 했다. 안행위 의원들과 자치경찰직원들간 간담회후 보도자료와 함께 사진이 나갔는데, 자치경찰위원회 직원 중 한 명이 자신의 사진이 나갔다며 '초상권침해'라며 의회 직원을 상대로 고소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이게 말이 되나, 의원들에게 말을 하지 못할 내용이면, 의회사무국 직원들을 괴롭히지 말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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