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그 순간에 울렁증 도지는 이유 [정현권의 감성골프]

2023. 11. 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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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린 근처 10~50m 정도에 공을 갖다 놓으면 불안에 휩싸인다.

잔디가 듬성듬성하거나 이발한 것처럼 바짝 깎인 곳이라면 울렁증이 도진다. 꼭 토핑(Topping) 아니면 뒤땅(Pat shot)을 할 것 같아서다. 공을 굴릴지 띄울지 붙일지 셈이 복잡하다.

핀마저 그린 앞이나 벙커 바로 뒤에 꽂혔다면 아예 사색이 된다. 늘 쇼트 게임(Short game)은 나에게 지난한 과제다.

쇼트 게임은 그린 근처 100m 이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샷을 말한다. 18홀 게임은 우드(드라이버 포함) 샷 25%, 아이언 샷 19%, 웨지 샷13%, 퍼트 43%로 구성됐다는 분석도 있다. 쇼트 게임이 56% 차지한 것을 보면 타수를 줄이기 위해 익혀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실제로 쇼트 게임은 아마추어에게 가장 어려운 선택이고 이 기술을 잘 익혀야 고수로 진입한다고 교습가들은 입을 모은다. 드라이버로 아무리 멀리 공을 보내고도 쇼트 게임에 난조를 보이면 평생 중수나 하수에 머문다.

아마추어들은 드라이버에서 난조를 보이면 실력이 없다고 여기고 쇼트 게임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실수했다고 착각한다. 그만큼 드라이버샷에 매달리는데 반대로 쇼트 게임이야 말로 진정한 실력과 구력의 징표이다.

필드 경험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골프장을 많이 찾은 사람이 쇼트 게임을 잘한다는 말도 있다. 연습을 게을리하면 가장 먼저 드러나는 분야도 쇼트 게임 실력이다.

김명선 한국체대 특임교수는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적당히 연습하고 퍼트 포함해 쇼트 게임 연습에 70% 이상 매달리라”고 조언한다.

● 피치 샷(Pitch shot)

피치(pitch)는 …힘껏 내던지다… …투구하다…는 뜻을 지닌다. 피치 샷은 클럽으로 볼에 백 스핀(Back spin)을 가해 탄도를 높게 만들어 목표 지점에 공을 떨어뜨려 거의 구르지 않고 멈추도록 하는 샷이다. 오픈 스탠스를 취하고 주로 샌드 웨지(S)나 로프트가 높은 클럽을 사용한다.

핀이 그린 에지 근처에 있어 공을 굴리기 애매하거나 옆에 벙커가 있을 때 구사한다. 칩 샷으로 굴리기 마땅치 않아 칩 샷보다 높이 띄워 공을 덜 굴러가게 만든다.

공중(carry) 거리보다 굴러가는(run) 거리가 적도록 하기 위해 어느 정도 백 스핀을 건다. 그립을 짧게 잡아 클럽을 다루기 쉽도록 한다. 보통 아마추어 기준 100m 이내에서 피칭 웨지나 갭 웨지를 사용해 백스윙 크기로 거리를 조절한다.

그린 주변 잔디가 드물거나 매끈한 지점에 공이 놓였을 때는 프로선수마저 아주 난감하다. 배상문은 2015년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프레지던츠컵 마지막 날 뒤땅을 범해 고개를 푹 숙였다.

타이거 우즈도 예전에 이 상황을 반복하자 언론에서 “우즈에게 입스가 왔다”고 입방아를 찧었다. 포대그린으로 일컫는 엘리베이티드(elevated) 그린의 앞 핀에 정확하게 공을 붙이려다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칩 샷(Chip shot)

칩(chip)은 영어로 조각…이라는 명사와 …조금씩 깎다(쪼다)’라는 동사로 사용된다. 칩 샷은 공이 그린에서 가까울 때 굴려서 핀 가까이 붙일 목적으로 사용된다.

낮은 탄도를 그리는 짧은 어프로치 샷으로 공을 바로 굴려서 핀에 붙인다. 러닝(Running) 어프로치샷으로도 불린다.

10m 이내에서는 퍼트 어드레스를 취해야 정교한 샷을 구사한다. 김명선교수는 그 이상 거리에선 오픈 스탠스로 편하게 샷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로 사용하는 클럽은 피칭 웨지(P)나 8∙9번 아이언이다.

가장 기본적인 어프로치 샷으로 공중 거리보다 공이 굴러간 거리가 더 길다. 예를 들면 공중 거리가 6m라면 굴러간 거리는 이보다 길도록 한다.

…가능하면 퍼트를 하라, 안되면 칩 샷을 하라,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피치 샷을 하라’는 골프 명언이 있다. 퍼트 다음으로 정확도가 높은데 공을 띄우기보다 굴리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는 뜻이다.

칩 샷 클럽으로 웨지, 아이언, 우드, 드라이버 모두 무난하며 그린에 가깝거나 단단한 곳에 공이 놓으면 퍼터도 유용하다. 굴리는 거리에 따라 클럽만 다를 뿐이다. 단 해당 클럽으로 임팩트를 가하면 공이 얼마나 가는지 거리감은 반드시 익혀 놓아야 한다.

●로브 샷(Lob shot)

로브(lob)는 공중으로 높이 던지다는 뜻인데 플롭 샷(Flop Shot)이라고도 한다. 웨지 클럽을 사용해 높은 탄도로 천천히 날아가는 샷이다. 임팩트 때 백 스핀을 많이 걸어 그린 위에 공을 떨어뜨려 잘 굴러가지 않게 한다.

왼손잡이 필 미컬슨이 로브 샷을 구사해 멋지게 공을 핀에 붙이는 TV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백 스핀을 많이 넣어야 하기에 로프트(Loft)가 크고 헤드가 무거운 샌드 웨지나 60도 전후 로브 웨지를 많이 쓴다. 미컬슨이 그린에 떨어뜨린 공은 거의 구르지 않는다.

플롭 샷은 로브 샷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굳이 나누자면 공이 위치한 라이(lie) 난이도로 분류한다. 러프 등 라이 상태가 안좋은 곳에선 플롭 샷, 페어웨이처럼 좋은 곳에선 로브 샷이라고 한다. 플롭(flop)은 …털썩 주저앉다… …공중에서 툭 떨어지다…라는 뜻이다.

그린 주변 벙커를 바로 넘겨 공을 그린에 바로 세우거나 그린 경사가 애매해 굴릴 여건이 되지 않으면 구사한다. 클럽 각도가 높아야 하는데 최소 샌드 웨지 이상(56도) 각도가 나와야 한다.

이 샷을 능숙하게 구사하면 아마 최고수 자격이 있다. 운이 따라줘야 겨우 성공하고 섣불리 도전했다가 토핑이나 뒤땅을 범하기 일쑤다. 틈틈이 익혀 기술을 습득하면 진정한 골프 맛을 느낄 수 있다.

정현권 골프칼럼니스트/전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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