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제 몫 다했다…'한일전 선발' 이의리 6이닝 2실점 호투 [APBC]
(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좌완 영건' 이의리가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이의리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일본과 예선 2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의리를 선발로 내세운 한국은 김혜성(2루수)-김도영(3루수)-윤동희(우익수)-노시환(1루수)-문현빈(지명타자)-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박승규(우익수)-최지훈(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전날 호주전에서 3점에 만족한 한국은 변화를 줬다. 김도영을 2번에 배치하는가 하면, 박승규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나승엽은 대타로 대기했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상대 선발(스미다)이 좌투수다 보니까 우타자들 위주로 배치했다. 2번에는 (김)도영이가 들어가고, 최지훈이 9번으로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선발 중책을 맡은 이의리는 따로 투구수나 이닝 제한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류중일 감독은 "최대한 끌고 갈 것이다. 만약 일본전을 지고 있으면 18일 대만전까지 대비해야 하지 않겠나. (이)의리가 초반에 좋지 않으면 선발 요원 위주로 내보내고, 만약 5회를 넘긴다면 불펜투수들이 마운드에 나올 것"이라며 "호주전 선발 문동주도 경기 초반 높은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했는데, 2회부터 감을 잡았다. 이의리도 초반에 좀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일본은 오카바야시 유키(중견수)-카이토 고조노(유격수)-모리시타 쇼타(좌익수)-마키 슈고(1루수)-사토 테루아키(3루수)-만나미 츄세이(우익수)-사카쿠라 쇼고(포수)-가도와키 마카토(2루수)-노무라 유키(지명타자)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스미다 지히로다.
한국이 1회초 공격을 공 7개 만에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가운데, 이의리는 1회말부터 다소 고전했다. 리드오프 오카바야시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했고, 볼카운트 2-2에서 바운드 볼을 던져 풀카운트에 몰렸다. 6구 슬라이더도 빠지면서 볼넷을 허용했다.
이의리를 도와준 건 수비다. 무사 1루 카이토의 타석 때 볼카운트 2-1에서 1루주자 오카바야시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러자 유격수 김주원이 곧바로 더그아웃에 신호를 보냈고, 한국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정은 세이프에서 아웃으로 번복됐고, 한국의 첫 번째 비디오 판독 요청은 '대성공'이었다.
한숨을 돌린 이의리는 곧바로 카이토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 1사 1루에서 모리시타가 친 타구는 정타가 되지 않았으나 유격수 김주원과 중견수 최지훈 사이에 뚝 떨어져 안타로 연결됐다. 여기에 모리시타에게도 안타를 허용하며 모든 베이스가 꽉 들어찼다.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이의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토에게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낸 뒤 만나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2회말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이의리는 사카쿠라와 가도와키를 각각 좌익수 뜬공,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2사에서 상대한 노무라는 1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쳤다. 1회말과 달리 안타나 볼넷은 단 1개도 없었다.
2회말을 깔끔하게 매듭지은 이의리는 3회말 선두타자 오카바야시의 볼넷으로 다시 흔들렸다. 여기에 카이토의 우전 안타 때 1루주자 오카바야시가 3루까지 진루하면서 무사 1·3루가 됐다.
이의리는 모리시타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2개를 빠르게 잡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하지만 좀처럼 승부를 들어가지 못하면서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헌납했다.
무사 만루에서 마키를 만난 이의리는 땅볼 유도에 성공, 병살타로 1루주자와 타자주자를 잡았다. 3루주자의 득점을 막을 순 없었으나 실점을 최소화한 것에 위안을 삼았다. 이후 2사 3루에서는 사토의 삼진으로 추가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의리는 4회말 선두타자 만나미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실투를 놓치지 않은 만나미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날 경기 이의리의 첫 번째 피홈런.
이의리는 사카쿠라-가도와키-노무라로 이어지는 하위타선을 모두 범타 처리, 2점 차의 간격으로 4회말을 마쳤다.
이의리는 5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선두타자 오카바야시의 루킹삼진 이후 카이토의 중전 안타로 출루를 허용했지만, 1사 1루에서 좌익수 박승규가 빠르게 쫓아가 모리시타의 타구를 낚아챘다. 2사 1루 마키의 타석에서는 포수 김형준이 도루 저지에 성공, 그대로 5회말에 마침표가 찍혔다.
경기 전 최대한 이의리를 끌고 가겠다고 했던 류중일 감독의 얘기대로 이의리는 6회말에도 마운드로 향했다. 선두타자 마키의 중견수 뜬공과 사토의 우익수 뜬공, 만나미의 2루수 땅볼까지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한국은 7회말에 앞서 오원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7회 현재 일본이 2-0으로 앞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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