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간 한동훈, 불쑥 "대구시민 존경합니다"…정계 입문 임박했나

이창훈 2023. 11. 1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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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평소에 대구 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왔습니다.” " 법무정책 현장 방문차 대구를 방문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내년 총선 출마설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이렇게 불쑥 대구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은 지난 6월 대구 변호사사무실 방화로 희생된 피해자 조문을 위해 찾은 뒤로는 두 번째, 정책 행보 공식 방문으로는 처음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 장관의 출마 요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보수의 성지’인 대구 방문이라 더 주목을 끌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대구스마일센터를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뉴스1


한 장관은 대구시민을 존경하는 이유를 3가지로 꼽았다. 그는 “첫째는 우리 대구시민들이 처참한 6·25 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았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로 전쟁의 폐허 이후에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화를 진정으로 처음 시작하셨고 다른 나라와의 산업화 경쟁에서 이긴 분들이기 때문”이라며 “마지막으로 대구의 굉장한 여름 더위를 늘 이기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구 방문에 이목이 쏠리는 데 대해선 “오래전 예정된 통상적인 방문”이라고 답했다.

‘대구 시민을 존경한다’는 한 장관의 발언이 이어지자 한 장관을 보러 온 시민들 중 일부는 “한동훈 화이팅”, “대구에 자주 오세요”라며 연호했다.

한 장관은 총선 출마설에 대해 “총선이 국민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범죄 피해자를 더 잘 보호하는 것과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외국인 정책과 이민 정책을 잘 정비하는 것이 국민께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여권의 총선 출마 요구에 대해선 “의견은 많을 수 있다”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에는 시민들의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이 쇄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퇴임 전날인 2021년 3월 3일 대구지방검찰청 찾았을 때 몰려든 시민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지지를 받았던 행보를 떠올리게 한다고 참석한 시민들은 귀띔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한 시민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한 장관이 대구 수성구의 대구스마일센터 직원들을 만나 범죄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을 듣고 건의사항을 듣는 동안 건물 밖에는 100여명의 시민이 한 장관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섰다. 경남 창원에서 온 송모(31·여)씨는 ”사인받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왔다“라며 한 장관에게 꽃다발 기타 모양을 본뜬 책 클립을 선물했다. 대전에서 온 40대 여성 최모 씨는 ”한 장관을 보려고 전국 곳곳에서 모였다”라며 “출마는 한 장관의 몫이지만 국가를 위해 더 큰 일을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대구스마일센터 방문 후 약 40분 동안 기다리던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사진을 찍었다. 한 장관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던 시민 중 3분의 2 가량은 여성으로 20대부터 7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였다. 한 장관이 다음 일정을 위해 차량에 탑승하자 한 시민은 “꼭 대통령 되십시오”라고 외치기도 했다.

대구 달성군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을 찾은 한 장관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나 지난 9월 도입한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비자 확대 정책의 시행 상황을 점검했다. 법무부는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확보를 위해 일정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갖추고 기업의 추천을 받은 단순업무(E-9)인력을 숙련기능인력(E-7-4) 비자로 바꾸는 방안을 발표했다.

한 장관은 “이민 정책은 아무나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역량과 의지가 있는 분은 다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며 “(외국인 노동자가)기업에 충실하면서도 대한민국 국민과 잘 지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장관 탄핵을 먼저 꺼내며 “제가 탄핵되면 모르겠지만 (건의 내용은)잘 챙겨가겠다”라고 딱딱한 간담회 분위기를 녹이기도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동대구역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구=이창훈 기자


2008년 한국에 온 네팔 출신의 한 노동자가 “쉽게 (비자를) 받게 해줘서 감사하다”라고 말하자 한 장관은 “저희가 고맙다. 여러분이 없으면 대한민국이 돌아가지 않는다. 많이 홍보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한 장관의 인기는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실감됐다. 한 장관은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동대구역으로 이동했지만, 대구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하자 예매한 기차표를 취소하고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당초 오후 7시쯤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동대구역에서 한 장관을 알아본 시민들이 몰려들어 줄을 서자 “기다리는 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없다”라며 복귀를 미루고 1시간 넘게 사진 촬영을 이어갔다.

대구=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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