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비판 시의원 뒷조사 지시받았다"

이병준 2023. 11. 1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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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비판적인 성남시 의원의 뒷조사를 해라”는 지시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으로부터 받았다고 증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표의 대장동 개발 비리 등 관련 배임과 뇌물 혐의 7차 공판에서다.

검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에 나서, 2013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판한 A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성남시의원에 대해 질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이 (해당 시의원을 두고) ‘모텔 하는 XX’”라며 “’뒤 좀 캐 봐라. 모텔을 운영했으니 뭐 좀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성매매 알선 혐의를 알아보라는 취지냐’는 검찰의 물음에 유 전 본부장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마찬가지로 B 전 새누리당 성남시의원에 대해서도 “‘건설업자가 연간 회원권을 끊어줘서 그걸 가지고 골프를 치고 있다’고 내가 정 전 실장에게 얘기하자, 정 전 실장이 ‘뭐를 파보라’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경찰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위례신도시 민간사업자를 통해 경찰이 두 시의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게 하는 방안도 알아봤다고 했다.

2013년 12월 한 지역 언론에 이 대표의 욕설 음성 파일이 공개된 후 이 대표와 함께 해당 언론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도 정 전 실장의 지시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후 해당 언론 대표를 만나서 회유해보라고 지시 받았다”며 “이재명 성남시장이 ‘직접 만나서 화해해보라’ 했던 그 말투가 기억난다”고 했다.


위례사업 포기 발표에도…“진행하면 된다 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5월 성남시가 외부적으로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후에도, 성남시 윗선으로부터 내부적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우리가 포기했지 너희(성남시시설관리공단)가 포기했나, 진행하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시를 이 대표에게 받았는지, 정 전 실장에게 받았는지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이날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7월 남욱 변호사가 작성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계획안을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방식대로라면 가능하다, 성남시에서도 공무원들이 움직여야 한다. LH에다가 압박 가해줘야만 이게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첫 사업이니 잘하라, 차질없이 진행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지난 7일에 이어 열흘 만에 다시 유 전 본부장과 대면한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증언을 이어가는 동안 줄곧 침묵을 지키며 앞을 바라봤다.

이 대표 측 법률대리인들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수차례 “명백한 유도 신문” “유 전 본부장의 직접 경험이 아닌 추측”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심각한 유도 신문은 재판부가 제한하겠다”면서도 “증인의 말하는 방식이다” “경험인지 추측인지는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재판이 끝나갈 무렵, 매주 화요일과 격주 금요일마다 재판을 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기일을 조정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 대표 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화요일 기일을 월요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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