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만난 시진핑 "日핵오염수, 인류 건강의 문제, 대화·협상해야"

서유진 2023. 11. 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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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가진 양자회담 중에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해양 배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 회담에서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배출은 인류의 건강, 전 세계 해양환경, 국제 공공이익에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국내·외의 합리적인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책임감 있고 건설적인 태도로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APEC을 계기로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양측은 오염수 해양 배출 문제와 관련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기로 합의했다고 CCTV는 설명했다.

중국 언론은 "양국은 새롭게 설립된 중·일 수출통제 대화 매커니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중·일 고위급 경제 대화와 인문 대화를 다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일본산 수산물 수출 문제를 포함한 여러 주제를 논의하는 채널이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8월 24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일본을 강하게 비난하던 중국은 방류 당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한 지난 8월 24일 중국 베이징의 대형마트에서 한 여성이 수산물을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약 3개월간 양국은 오염수 방류를 두고 갈등을 이어왔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일단 해결 실마리는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오염수 관련 해결 채널을 열어둔 것이 한층 밀착한 미·일 관계를 의식한 결과라는 것이다.

아오야마 루미(靑山瑠妙) 와세다중국현대연구소 소장은 로이터통신에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를 재확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중국이 일본과 이른바 '전략적 관계'를 구축해 미·일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작은 뜰에 높은 담장 도움 안돼”


이날 시 주석이 양국 관계의 신의도 강조했다. 그는 "역사와 대만 등 중대한 원칙적 문제는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과 관련된다"며 "일본은 반드시 신의를 지켜 중일 관계의 기초가 훼손되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일 경제이익과 산업망·공급망은 깊숙이 연결돼 있다"며 "'작은 뜰에 높은 담장'을 만들거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양국은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자유무역 시스템을 수호하고 높은 수준의 상호 이익과 상생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은 "현재 국제정세는 혼란이 뒤엉켜있고 위험과 도전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평화공존, 세대 우호, 상생 협력, 공동발전은 중일 양국 인민의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정확한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국은 역사의 대세를 파악하고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며 공동이익에 주목해 이견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며 "중일 '4대 정치문건'에 명시된 여러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 문건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상호 주권·영토 완전성 존중, 패권 추구 반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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