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정상, 1년 만에 회담…수산물 등 현안에 대립각

"중·일, 앞으로 서로가 더 필요해질 것"

16일(현지시간)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양국 협력에 의견을 같이했지만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해산물 수출 규제, 중국의 군사활동 강화 등 현안에 관해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중국 관영 CCTV,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 수산물 수출 규제와 대만 갈등, 반도체 및 희토류 관련 무역 등에 대해 약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시 주석에게 해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했으나 유의미한 대답은 듣지 못했고, 시 주석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본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기시다 총리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는 등 현안에 대해 대립각을 세웠다.

두 정상은 안정적인 외교관계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시 주석은 기사다 총리와 악수를 나눈 뒤 “중국과 일본이 역사적 대세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해 의견차를 좁혀 나가야한다”며 “새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중일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올해가 중일 평화우호조약 45주년이 되는 해다. 양국의 미래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외교 전문가들은 이날 두 정상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지만, 앞으로 양국의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토마스 핑가 미 스탠퍼드대 동아시아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가 침체기에 빠지려하자 시 주석이 과거보다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려 한다”며 “중국 내 실업률이 오르고 국내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외 무역은 필수적 요소다. 시 주석이 이를 깨닫고 상황을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토베케 도쿄 산업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14억 명의 소비자와 굵직한 대기업이 많이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며 “일본 기업인들은 중국과의 무역을 제약 없이 하고 싶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선이 다가오면서 일본은 미국과의 관계에 불안정성을 느끼고 있다. 중국과의 대화 창구를 계속해서 열어둘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