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KIC도 눈독…꽃 피우는 사모대출 시장
KIC, 사모대출 별도 자산군으로 분리 준비
은행권 역할 축소하면서 높은 수익률 기대
"우량 대출 투자 통해 안정적 수익률 제고"
[한국경제TV 김대연 기자]
<앵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연기금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중위험·중수익 투자처를 노리는 기관투자자가 이들 기업들에 돈을 빌려주는 은행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도 투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담당 조직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김대연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연금이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사모대출(Private Debt·PD) 투자 전담조직을 신설합니다.
사모대출은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 자금을 모아 운용사가 은행처럼 기업에 제공하는 대출을 뜻합니다.
주로 금융권 대출이 어렵거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직접 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이 대상인데, 연기금은 우량 기업을 잘 발굴할 경우 채권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사모대출 시장을 공략하는 겁니다.
국민연금도 지난 2분기 말 기준 사모투자 규모가 65조 원인데, 해마다 투자금액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관계자: 에쿼티(주식) 중심으로 사모(투자)를 했는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측면에서 사모대출을 이제 2018년부터 시작한 거고…변동금리형이다 보니까 수익률이 좋아요.]
특히 사모대출은 회사 지분을 담보로 투자해 손실 위험이 크지 않고, 지금처럼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선 10%대 이상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215조 원을 굴리는 한국투자공사(KIC)도 대체자산에서 사모대출을 별도 자산군으로 분리해 벤치마크를 부여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입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사모대출을 유망한 투자처로 눈여겨보면서 향후 투자금액과 비중을 늘릴 계획입니다.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도 대체자산 중 사모대출 비중이 각각 11%(3조 6,552억 원)와 38%(6조 5,688억 원)에 달합니다.
다만,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우량 기업을 선별해 적절한 담보를 설정하는 것이 필수인 만큼 높은 전문성도 요구됩니다.
[허장 / 행정공제회 사업이사(CIO): 일단 분산 투자가 잘 돼야 하죠. 우리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운용사 아웃소싱하는 거잖아요. 운용사가 과거에 금융위기 등 어려운 환경에서 어떤 성과를 보였는지를 잘 검증해내는 게 우선이겠죠.]
고금리가 장기화하고 믿었던 부동산 시장마저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사모대출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며 보수적인 큰손들의 '시장 돌파구'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대연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CG: 김지원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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