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알시파 병원서 인질 억류 징후 발견"…가자 남부도 전운

박소영 2023. 11. 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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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이틀째 수색 중인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터널과 인질 흔적 등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발표하며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점령을 완료하고 지상전 다음 단계를 시작했다며 남부 진격에 시동을 걸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16일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작전 중 공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네타냐후 "알시파 병원에 인질 억류 정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질들이) 알시파 병원에 잡혀있다는 강력한 정황이 있었다. 우리가 병원에 진입한 이유 중 하나"라며 "그들이 거기 있었다면, (하마스에 의해) 옮겨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하마스 소탕을 위해 급습한 알시파 병원 부근에서 이스라엘 여성 인질 예후디트 바이스(65)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바이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집단농장(키부츠)에서 하마스 대원에게 납치됐다.

또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 관내에서 하마스의 지하 터널 입구를 찾아냈다며 소셜미디어(SNS)에 영상을 공개했다. 철근, 콘크리트, 모래 등으로 뒤덮인 땅에 깊은 구멍이 보였다. 또 터널 입구 인근에서 다량의 무기와 탄약이 실려 있는 하마스의 트럭도 찾아냈다고 전했다. 이 트럭은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했을 때 사용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16일 가자시티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부지에서 하마스의 지하터널 통로를 발견해 공개했다. 사진 이스라엘군 엑스(X) 캡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알시파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장에 재차 반박했다.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의 나약하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으로 입증된 노골적인 거짓 이야기의 반복"이라고 강조했다.


"지상전 다음 단계 시작"…남부 진격 시사


알시파 병원 점령으로 가자지구 북부 장악을 거의 마친 이스라엘군은 지상전의 다음 단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제 이스라엘군 지상전의 다음 단계가 시작됐다"고 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가자지구 북부에서 마무리 작업이 필요하지만, 아주 잘 끝내는데 가까워졌다"면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한 더 많은 (가자지구) 지역에서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다음 단계는 남부 진격으로 보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칸 유니스 등 남부 주요 도시에 대피 전단을 뿌리고, 라디오 방송을 통해 대피 경고를 내렸다. 이스라엘군은 "테러범과 같이 있거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목숨이 위험하니, 집을 떠나 대피소로 향하라"면서 "하마스 활동으로 거주 지역 내 작전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난 15일 남부 주요 도시 칸 유니스에서 유엔이 제공한 캠프에서 빵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수십만명이 머무는 남부에서 새로운 인도주의적 재앙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다수 숨진 건 인정했지만, 여전히 하마스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CBS에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불행하게도 성공적이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민간인을 위험한 곳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으나, 하마스는 민간인을 위험한 곳에 잡아두려고 모든 것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마저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UNRWA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 가자지구 내부 통신망이 끊겨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실은 호송 차량의 운영을 조정하거나 관리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면서 "17일부터 라파 통행로를 통한 국경 간 구호 활동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팔레스타인 이동 통신회사 팔탈과 자왈은 네트워크 유지를 위한 연료가 떨어져 가자지구의 모든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봉쇄와 공습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기온도 떨어지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욱 심해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신디 매케인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이 "당장 굶어 죽을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면서 "인도주의적 접근이 가능한 안전한 통로를 하나 더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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