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만에… 정부 “경기 회복 조짐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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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정부의 공식 진단이 나왔다.
지난해 6월 '경기 둔화'를 언급한 이후 '회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는 17개월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11월호'를 통해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서비스업·고용 개선 지속 등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물가에 대해서 지난달 '상승세 둔화'에서 이달 '완만한 상승세 둔화'로 표현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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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정부의 공식 진단이 나왔다. 지난해 6월 ‘경기 둔화’를 언급한 이후 ‘회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는 17개월 만이다. 최근 반도체·자동차 등의 수출지표가 개선되고, 중국 경기 흐름이 시장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11월호’를 통해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서비스업·고용 개선 지속 등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올해 8월부터 그린북에서 경기 관련 표현을 ‘하방 위험 완화’에서 ‘경기 둔화 일부 완화’로 변경했다. 지난달에 ‘경기 점차 완화’, 이달에 ‘회복 조짐’으로 긍정적 평가를 더했다.
정부에서 ‘회복’이라고 판단한 핵심 근거는 수출지표 개선이다. 지난달 수출은 자동차·선박·석유제품의 수출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26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전년 동월 대비 7.6% 뛴 수치다. 9월에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각각 전월 대비 1.8%, 0.4% 늘어 전산업 생산이 1.1% 올랐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대표 수출 품목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품목의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섰고, 단가도 많이 개선된 상황”이라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적극적인 감산 정책으로 수급에 긍정적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중국 경제의 한층 나아진 흐름이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의 민간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위안 채무불이행 사태로 촉발한 ‘부동산 리스크’가 시장 예상보다는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중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을 각각 5.0%에서 5.4%로, 4.2%에서 4.6%로 상향 조정하면서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다. 이 과장은 “중국 정부가 현재 국가개발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내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물가 불확실성은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물가에 대해서 지난달 ‘상승세 둔화’에서 이달 ‘완만한 상승세 둔화’로 표현을 달리했다. 지난달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로 9월(3.7%)보다 확대된 탓이다. 지난달에 식료품·에너지 제외 물가지수는 3.2%, 농산물·석유류 제외 물가지수는 3.6%, 생활물가지수는 4.6% 올랐다.
IMF도 이날 발표한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0.2% 포인트, 0.1% 포인트 올려잡은 3.6%, 2.4%로 추산했다. 최근의 고유가 흐름을 반영한 수치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 상승세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국제유가의 하락세를 고려하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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