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우루과이에 홈서 0-2 충격패…'멱살+턴오버' 메시 최악의 플레이 [WC예선 리뷰]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앞세운 월드컵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이웃 나라 우루과이와의 홈 맞대결에서 무너졌다.
같은 날 브라질도 충격패를 당하는 등 2026 월드컵(캐나다·멕시코·미국 공동개최) 남미예선이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아르헨티나가 남미예선 무패 행진을 마쳤다. 아르헨티나는 17일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 봄보네라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월드컵 남미예선 5차전 우루과이와의 홈 경기에서 전·후반 각각 한 골씩 내준 끝에 0-2로 완패했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경기 전까지 남미예선에서 4연승을 내달리고 있었다. 에콰도르와 볼리비아를 지난 9월 각각 1-0, 3-0으로 누른 아르헨티나는 지난 10월에도 파라과이를 1-0, 페루를 2-0으로 꺾었다. 우루과이가 남미 강호지만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과 대한민국에 밀려 예선탈락하는 등 하락세여서 아르헨티나의 홈 낙승이 예상됐으나 결과는 완패였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승점 12를 유지하면서 선두는 지켜냈다.
반면 우루과이는 지난 달 브라질을 홈에서 2-0으로 완파한 것에 이어 남미 양강 아르헨티나를 적지에서 역시 2-0으로 눌러 2026 월드컵 다크호스로 일찌감치 급부상했다. 남미예선 3승1무1패(승점 10)로 2위에 올라섰다. 차기 월드컵이 남미와 시차가 같은 북중미에서 열리기 때문에 남미 팀들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날 경기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맡고 있는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정예 멤버를 모두 투입했다. 지난해 월드컵 최우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를 문지기로 세운 스칼로니 감독은 백4에 나우엘 몰리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올랭피크 리옹),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 홋스퍼), 니콜라스 오타멘디(벤피카)를 세웠다. 중원엔 로드리고 데 폴(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엔소 페르난데스(첼시), 알렉시스 맥앨리스터(리버풀) 등 지난해 월드컵 우승 주역을 모두 집어넣었다. 전방 스리톱은 메시와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니콜라스 곤살레스로 짜여졌다.
원정팀 우루과이 라인업도 대단했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월드컵 이후 아르헨티나 출신 명장 마르셀로 비엘사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세르히오 로체트(인터나시오날) 골키퍼가 문 앞에 섰으며, 세바스티안 카세레스(클럽 아메리카), 로날드 아라우호(FC바르셀로나), 마티아스 올리베라(나폴리), 마티아스 비나(사수올로)가 백4에 자리잡았다. 니콜라스 델라크루스(리버플레이트), 파쿤도 펠레스트리(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톨루카), 마누엘 우가르테(파리 생제르맹),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중원에 포진했다. 전방 원톱은 다르윈 누네스(리버풀)였다.
경기가 아르헨티나 최고 명문 보카 주니어스 홈구장에서 열린 가운데 두 팀은 전반 19분 서로의 몸을 미는 날카로운 신경전부터 펼쳤다. 아르헨티나 홈 관중이 우루과이에 일제히 야유를 보내는 등 분위기를 후끈 달아올랐다.
그런 가운데 전반 41분 원정팀이 강한 압박을 통해 선제골을 터트렸다. 아르헨티나 수비진영 오른쪽에서 몰리나가 상대팀 비나의 압박에 볼을 빼앗겨 치명적인 위기를 내준 것이다. 비나가 반대편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아라우호가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였다.
아르헨티나가 남미예선에서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던 실점을 처음 기록한 것이다.
반격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후반 12분 메시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바로 앞에서 얻은 프리킥을 감각적인 왼발 킥으로 시도했으나 볼이 크로스바 맞고 나가며 땅을 쳤다.
거세게 밀어붙여도 열리지 않던 우루과이 골문에 힘이 빠지던 순간 아르헨티나의 두번째 실점이 일어났다. 메시의 볼을 빼앗아 역습 감행하던 델라크루스가 하프라인에서 질주하던 누네스에 빠르게 볼을 뿌렸고 이를 잡은 누네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문지기 마르티네스의 다리 사이로 오른발 슛을 쏴 다시 한 번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두번째 골이었다. 가로채기 당한 메시의 실수가 우루과이 2번째 골로 연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국 90분 종료 휘슬이 울렸고 아르헨티나는 홈에서 우루과이 압박과 역습에 참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날 경기 내내 두 팀의 신경전이 적지 않았는데 메시가 올리베라의 멱살을 잡는 장면도 있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25경기 만에 패했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가장 최근 패했을 땐 2017년 3월28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볼리비아 원정으로, 당시 아르헨티나는 해발고도 3600m에 달하는 상대팀 수도 라파스에서 경기하다가 0-2로 졌다.
이후 러시아 월드컵 예선 4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한 뒤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예선 전 경기를 11승6무로 질주하며 무패로 본선에 올랐던 아르헨티나는 2026 월드컵 예선에서도 4연승을 달리다가 25경기 만에 처음 무릎을 꿇었다.
한편, 이번 경기를 통해 우루과이를 맡고 있는 68세 비엘사 감독은 자신의 명성을 세계 축구계에 떨쳤다. 지난해 2월 프리미어리그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직을 사임한 뒤 1년 공백기 끝에 지난 5월 우루과이 대표팀에 취임한 그는 지난달 브라질, 이번달 아르헨티나는 연달아 2-0으로 따돌리는 지도력을 선보였다.
'광인' 별명을 갖고 있는 비엘사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직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후보 물망에도 오른 적이 있었으나 결국 우루과이 대표팀을 선택했다.
한편 브라질도 적지에서 콜롬비아에 패하며 지난달 우루과이전 패배 이후 다시 한 번 자존심을 구겼다.
브라질은 17일 콜롬비아 바랑키야의 메트로폴리타노 로베르토 멜렌데스 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예선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4분 가브리엘 마르티네스(아스널)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이후 홈팀 간판 공격수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 뛰는 루이스 디아스에게 후반 30분과 34분 연이어 헤더골을 얻어맞고 1-2로 졌다.
브라질은 지난 9월 2연승을 달렸으나 10월 들어 약체 베네수엘라와 홈에서 패하더니, 우루과이 원정에선 간판 스타 네이마르가 인대 파열 부상을 입는 등 수난 끝에 0-2로 졌다.
이어 네이마르 없이 싸운 콜롬비아전에서도 완패했다. 브라질은 2승 1무 2패(승점 7)를 기록하며 10개국 중 5위까지 떨어졌다. 콜롬비아는 2승 3무(승점 9)가 되면서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월드컵 본선에 유일하게 한 번도 오르지 못한 남미 국가 베네수엘라가 승점 8로 4위다.
남미예선은 6라운드인 오는 22일 지구촌 축구팬들의 시선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전 9시30분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브라질 리우 마라카낭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격돌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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