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에 '구매' 전문가, 제철에 '재무통'… 그룹 미래 전략 드러난 인사
현대제철 대표이사에 서강현 사장, 승진 선임
핵심계열사 중심 '성과주의' 인사… 조기 위기 대응 포석
R&D 대신 '구매' 전문가, 철강맨 대신 '재무통' 앉혔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의 수장이 교체됐다. 전동화 전환에 따른 미래 위기 대응이 그룹 전반의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만큼 철저한 성과주의가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R&D 대신 '구매' 전문가를, 현대제철은 철강맨 대신 '재무통'을 신임 사장으로 앉히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적인 방향성도 잘 드러난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 이규석 부사장과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서강현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인사하고,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이규석 사장을, 현대제철 대표이사에 서강현 사장을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신임 사장은 1965년 생으로, 현대차·기아 구매1사업부장, 차체샤시부품구매실장, 의장전장부품구매실장, 구매전략실장 (상무), 현대차·기아 구매1사업부장 (전무),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 (부사장)을 지낸 인물로 그룹 내 구매 분야에선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수급이 어려웠던 당시 중요 전략 자재를 확보해 차량 및 부품 생산 운영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이번 인사는 현대모비스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방향성이 잘 드러난다. 조성환 전임 사장이 개발 및 R&D 부문에서 오랜 시간 몸담았던 것과 달리 이 신임 사장은 구매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전문가라는 점에서다.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이 현대차그룹을 관통하는 공통 전략인 만큼, 급변하는 업계 흐름 내에서 전기차 부품 공급망 관리가 완성차 업체들의 주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앞서 팬데믹 당시 주요 부품의 수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인물인 만큼 전기차 시대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 관리를 해낼 적임자로 평가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야하는 중책도 맡게 됐다. 글로벌 부품사로서 현대차·기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협력을 늘려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오랜기간 구매 분야에서 쌓은 글로벌 역량을 통한 수주 확대를 전면에서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SCM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탁월한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략적 전환 등 ‘뉴 모비스’ 비전 아래 현대모비스가 추진 중인 신사업 전략 수립 및 실행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신임 사장에는 그룹 내 대표적 재무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난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이 올랐다. 서 신임 사장은 현대차 CFO 재임 기간 매출·영업이익 등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경영 성과를 거뒀고, 2021년부터는 현대차의 기획 부문도 겸임하며 중장기 방향 수립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현대제철 역시 현대모비스처럼 전문분야가 완전히 다른 인물을 새 수장으로 앉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안동일 전임 사장의 경우 포스코 광양제철소장 등을 역임했던 정통 철강맨이었던 반면, 서 신임 사장은 현대자동차 회계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 해외관리실장 (상무), 현대제철 재경본부장 (전무),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낸 '재무통'이다.
고로 제품 중심에서 탄소 중립으로 변화하고, 비철강 부문 신사업을 모색하는 철강업계의 변화가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통 철강맨보다 중장기적인 방향과 전략설정이 시급하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서 신임 사장은 그간 현대차의 CFO와 기획부문을 겸임했던 만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해 현대제철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향후 신규 수요 발굴 및 제품 개발을 통한 수익성 확보 등 사업 구조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 역시 재무통인 최정우 회장 체제로 들어서면서 기존 고로 제품 중심 사업 체계가 철강과 비철강, 신사업 부문으로 분리됐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업계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만큼 조기 위기 대응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의 경우 12월 중순 현대글로비스의 대표만 변경되는 데 그쳤으나 올해는 지난해 대비 한달이나 앞당겨진 데다 핵심 계열사 두 곳의 사장교체가 모두 이뤄졌다.
핵심 계열사 인사가 일찍이 이뤄진 만큼 성과를 중심으로 한 그룹 계열사 전반의 세대 교체가 추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의 경우 예년과 같이 12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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