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사과 KBS, '대통령 장모 징역 1년' 17번째 보도
[박성우 기자]
▲ 16일 대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의 징역 1년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헌정사 최초로 현직 대통령 장모의 법정구속과 실형이 확정된 것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다룬 이날 지상파 3사 메인 저녁 뉴스를 비교해보니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
ⓒ 지상파 3사 뉴스 보도 갈무리 |
'MBC 첫 번째, SBS 열한 번째, KBS 열일곱 번째.'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잔고 증명 위조·행사·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은 가운데, 선고 당일 지상파 3사의 해당 보도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16일 대법원은 네 차례에 걸쳐 총 349억 원이 자신의 통장에 있는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대통령의 장모 최씨에 대해 2심 판결인 징역 1년을 확정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 7월 항소심 재판 당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의 장모가 법정에서 구속되고, 실형이 확정된 건 헌정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MBC 첫 번째, SBS 열한 번째, KBS 열일곱 번째
국가 최고 권력자의 장모가 실형을 확정 받는 소식은 뉴스 가치가 적지 않음에도, 이날 이 소식을 다룬 지상파 3사 메인 저녁 뉴스는 차이를 보였다.
MBC <뉴스데스크>는 뉴스의 첫 번째 꼭지로 최씨의 실형 확정 소식을 내보냈다. 방송화면에는 "'잔고증명 위조' 윤 대통령 장모 '징역 1년' 확정"이라는 헤드라인이 나왔다. 해당 보도의 분량은 2분 20초였다.
이어 해당 방송은 "늑장·축소수사 논란‥. 10년 만에 '유죄'"라는 제목의 기사를 두 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무죄가 확정된 최씨의 불법 요양병원 운영 혐의와 네 번 중 한 번만 적용한 위조 사문서 행사를 언급하며 '검찰이 늑장 또는 축소 수사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는 내용으로, 다른 지상파에선 찾아볼 수 없는 차별화된 보도였. 보도 분량은 2분 16초였다.
SBS <8뉴스>는 총 30개 뉴스 꼭지 중 11번째 꼭지로 최씨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방송화면에는 "'잔고증명 위조' 징역 1년 확정... 보석도 기각"이라는 헤드라인을 내보냈다. 해당 보도의 분량은 1분 57초였다.
최근 보도의 공정성을 내세우며 여러 시사프로그램과 진행자를 교체했을 뿐 아니라 9시 뉴스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까지 한 KBS의 경우 어땠을까. KBS <뉴스9>가 최씨 소식을 보도한 순서는 총 30개의 뉴스 꼭지 중 17번째로, 지상파 3사 저녁 메인 뉴스 중 가장 후순위였다. 보도 분량 역시 1분 30초로 가장 짧았다. 뉴스 헤드라인은 "'잔고 증명 위조' 실형 확정… 내년 7월까지 수감"이었다.
KBS 보도 분량도 꼴찌... KBS 뉴스, 중반 이후에 최씨 소식 보도
그렇다면 보도의 내용을 살펴보자. 3사 보도 모두 최씨의 범행 목록인 ▲사문서(잔고증명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부동산실명법 위반을 언급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있었다.
KBS 보도의 경우 잔고증명서 위조에 대해 "경기도 성남시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라고만 언급했고 이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이를 법원에 제출한 혐의"라고만 언급했다.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해서도 "부동산 매수 과정에서"라고만 표현했다.
반면 SBS 보도의 경우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총 네 차례에 걸쳐"라며 최씨가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원인과 과정을 설명했고 "매매입한 땅의 계약금을 놓고 소송이 벌어"졌기 때문에 위조 잔고증명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해 "동업자 안모씨 사위 명의를 빌려 차명으로 매매 계약"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3사 중에서는 MBC 보도가 가장 상세했다. 해당 보도는 잔고증명서 위조에 대해 "4월 1일 1백억원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반복", "좋은 부동산 정보를 얻으려면 돈이 많은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동업자 제안에 따라 범행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라며 자세히 설명했다.
또 위조 잔고증명서 행사에 대해서도 "2013년 당시 부동산 계약이 무산되면서, 이미 낸 계약금을 두고 소송이 벌어"져서 법원에 위조 잔고증명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고 "이 부동산 투자 과정에서 동업자의 사위 이름을 빌"렸다고 최씨의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해 설명했다.
최씨의 범행 보도 분량을 단순 비교해도 MBC와 SBS 보도가 각각 363자, 203자를 할애한 반면, KBS 보도는 134자에 그쳤다(공백 포함).
한편 KBS 뉴스9뿐만 아니라 이날 보도된 뉴스6, 뉴스7, 뉴스라인 W 역시 각각 16개 뉴스 꼭지 중 9번째, 20개 뉴스 꼭지 중 14번째, 17개 뉴스 꼭지 중 10번째로 최씨 소식을 전했다. 결국 이날 보도된 KBS 뉴스는 최씨 소식을 뉴스 중반부 이후에 배치해 주요 뉴스로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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