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식 시집 '길에서 만난 눈송이처럼'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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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식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길에서 만난 눈송이처럼'(문학들)을 펴냈다.
시인에게 사랑은 시 쓰기의 치열한 고투(苦鬪)와 한몸으로 읽힌다.
시인에게는 이처럼 사랑을 기다리는 일과 시를 쓰는 행위가 한가지다.
하지만 사랑은 멀고, 시 또한 멀리 있으니 시인은 불화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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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기자]
▲ 박노식 시집 ‘길에서 만난 눈송이처럼’ |
ⓒ 문학들 |
시인에게 사랑은 시 쓰기의 치열한 고투(苦鬪)와 한몸으로 읽힌다.
"벼락 맞은 나무처럼 누워서/빗소리를 듣는" 것은 "아직도 기다려야 할 사람이 있고/시를 오래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얻기까지 "세상은 쓸쓸하고 사랑은 멀고/꺾인 꽃은 또 꺾이고/나의 노동은 감옥"('이른 아침, 멍하니 까마귀 울음소리를 듣다')
시인에게는 이처럼 사랑을 기다리는 일과 시를 쓰는 행위가 한가지다. 시집 뒤표지에 실린 곽재구, 고재종 시인의 '표사'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시인이다. 아침에 눈 뜨면 시를 쓴다, 꽃이 피면 시를 쓰고 바람이 불면 시를 쓴다. 길에서 만난 눈송이에게, 새털구름에게, 물 위에 뜬 산그늘에게 인간의 시를 들려주는 그의 모습은 따뜻하고 평화롭다. 우리의 서정시가 피워 낸 한 송이 들꽃의 모습이라 할 것이다."(곽재구 시인)
"박노식에겐 시가 사랑이고 사랑이 곧 시다. 박노식의 한 편 한 편의 시는 사랑의 대상에 대한 울렁거리고, 서럽고, 맹렬하고, 지독히 아픈 사랑의 고백이다. 그 한 편 한 편 사랑의 고백은 다시 시일 수밖에 없다. 바로 그 대상을 향한 마음에서 모든 시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고재종 시인)
하지만 사랑은 멀고, 시 또한 멀리 있으니 시인은 불화할 수밖에. 시인은 그 연원을 유년의 '그늘'에서 찾는다. "내 시의 처음은 그늘에서 왔다/이른 자의식은 끔찍한 독백을 낳는다"
본래 독백 혹은 내밀한 자기 고백은 자조적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달빛이 부서지는/대숲 속에서 웅크렸으므로 환희가 없고" "말로 살지 못해서/나에겐 시가 없다"(「꿈속의 옹달샘처럼」)
그런 그가 중년이 된 어느 날 고물상에서 주워 온 둥근 시계를 벽에 걸어두고, 그것의 실존만큼이나 늦어버린 자신의 시 쓰기를 걱정하고 다짐한다.
박노식 시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2015년 '유심'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시인은 외톨이처럼' '마음 밖의 풍경'을 펴냈다. 현재는 전라남도 화순군 한천면 오지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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