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회복 조짐 서서히 나타나"…수출 플러스·고용 개선에 뚜렷한 회복 신호
정부가 한국 경제에 대해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공식 진단을 내놨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경기둔화가 완화된다’고 표현했지만, 최근 생산·수출·고용 개선세에 힘입어 한 발짝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원만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 속에서 공급 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상존한다”며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서비스업·고용 개선 지속 등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린북은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 공식 평가를 담은 보고서다.
기재부가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이 사용한 것은 지난해 6월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공식화한 지 17개월 만이다. 기재부는 지난 8월에야 ‘경기 둔화 흐름 완화’로 표현을 바꿨고, 지난달 그린북에서도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의 반등 조짐, 서비스업·고용 개선의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 진단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속에서도 생산과 수출, 고용이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전월비로 각각 1.8%, 0.4% 증가하면서 전산업 생산이 1.1% 올랐다. 지출도 소매판매(0.2%)·설비투자(8.7%)·건설투자(2.5%) 모두 증가했다.
특히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 긍정적 요인이다. 지난달 수출은 자동차·선박·석유제품 수출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6억2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7.6% 늘어났다. 1~10일 기준으로 11월 반도체 수출도 14개월 만에 플러스(1.3%)로 전환됐다.
고용시장도 개선되고 있다. 10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4만6000명 증가했고, 고용률은 63.3%를 기록하면서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후 10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0.3%포인트 하락한 2.1%를 기록했다.
다만 물가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8% 올랐는데, 이는 9월(3.7%)보다도 더 확대된 상승폭이다. 특히 우유(14.3%), 아이스크림(15.2%), 달고기(13.2%), 사과(72.4%), 파(24.6%) 등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치솟으면서 정부는 최근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했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아직 물가 수준이 높고 중동 사태 향방, 이상기후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최근의 물가 개선 조짐들이 확대되도록 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IT 업황 개선 및 방한 관광객 증가 기대감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교차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 등 민생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내수·투자·수출 활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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