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30도 압록강서 손빨래하는 여인…접경지역 北주민 실상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 망원렌즈에 담아온 북녘 사람들의 삶은 분명 우리의 오늘과 달랐다"
중국과 러시아를 드나들며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담긴 연구 자료를 수집해온 강동완 동아대 교수의 신간『북한인권, 사진으로 외치다』 가운데 일부다.
2008년부터 16년째 북한 문화와 주민들의 사회생활을 연구해온 저자가 선택한 연구 방법론은 먼발치에서나마 북한 주민들을 관찰할 수 있는 중국 및 러시아의 북한 접경지역을 찾아가는 현장연구다. 특히 압록강과 두만강을 끼고 1400㎞의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북·중 접경지역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가까이에서 렌즈에 담을 수 있는 연구공간이었다고 한다.
코로나19 직전까지 북·중 국경을 수십 번 오가며 다양한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촬영해 여러 권의 사진집을 내왔던 만큼 고초도 있었다. 수상한 사람이라는 신고를 당한 것은 부지기수고, 공안의 눈을 피해 산비탈에 몸을 숨기기도 했다. 지난 7월부터 중국 당국이 개정된 반간첩법(방첩법)을 시행함에 따라 북·중 접경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가 앞으로 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 이란 게 저자의 우려다.
저자는 북·중 접경지역을 달리며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의 북한 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인권이라는 주제로 추려내 엮었다. 사진은 영원한 기록과 기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생활을 렌즈에 담아 세상에 전하겠다는 소명으로 셔터를 눌렀다는 게 저자가 전한 후일담이다.
북한인권, 사진으로 외치다
강동완 지음
도서출판 너나드리
책은 영하 30도가 넘는 겨울의 초입에 압록강 변에서 빨래하는 여성의 모습, 김씨 일가를 찬양하는 치적시설과 달리 밤만 되면 전기 부족으로 암흑천지가 되는 마을, 국경 인근 검문소에서 군인에게 검문을 받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등을 담고 있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 장, 한 장이 그 자체로 북한 주민들이 처한 열악한 인권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6세 정동원, 20억 합정 주상복합 매입…임영웅 이웃사촌 됐다 | 중앙일보
- "정명석 몹쓸짓 한 곳" JMS 호텔 홍보 의혹에, 나혼산 "사실무근" | 중앙일보
- 부모 장례식 안 갔던 성철, 제자가 부모상 당하자 한 말 | 중앙일보
- 대낮 성폭행한 80대…"고령이라서" 그 이유로 귀가조치한 경찰 | 중앙일보
- 박지윤, 이혼 발표 후 첫 심경 "지난날 잘못 반성…응원 부탁" | 중앙일보
- 러시아는 기겁, 우린 들이켰다…인도 뚫은 K9 '라임차' 사건 | 중앙일보
- [단독] 자궁 없이 태어난 35세 여성 기적…자궁이식 국내 첫 성공 | 중앙일보
- 대낮 성폭행한 80대…"고령이라서" 그 이유로 귀가조치한 경찰 | 중앙일보
- 이상기후 집회서 이상했다…스무살 툰베리, 마이크 뺏긴 까닭 | 중앙일보
- [단독] "1억에 5명 승진" 캘수록 커지는 파문…치안감만 넷 연루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