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백 현실로…다시 떠오른 ‘케이팝 위기설’ [D:가요 뷰]
“케이팝보다 방탄소년단(BTS)이 훨씬 외연이 넓고, 방탄소년단을 뺐을 때 굉장히 시장이 좁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방탄소년단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가 방법(대안)을 찾아야 한다.”
세계적인 그룹으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을 키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올해 초, 관훈포럼 강연자로 나서서 한 말이다. 방탄소년단이 군 입대를 앞둔 시기였는데,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화려한 숫자가 과장되어 있다며 내세운 ‘케이팝 위기론’이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다소 이해하기 힘든 발언이었다. 하이브를 비롯해 SM, YG, JYP 등 대형 기획사들은 매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있고, 여기에 소속된 아이돌 그룹들은 앨범 한 장을 낼 때마다 기본적으로 수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다. 시장 전체에서 봐도 지난해 기준, 케이팝 음반 판매량은 7419만장으로 전년 대비 약 30%까지 증가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도 눈부시다. 방탄소년단이 개척한 빌보드 차트에선 이들 뿐만 아니라 스트레이키즈, 블랙핑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은 물론 신인급인 뉴진스, 피프티피프티도 핫100 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많은 그룹이 세계 단위 공연을 이어가면서 매번 매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케이팝 위기설이 다시 떠오른 건, 최근 ‘제66회 그래미 어워즈’의 후보 발표 이후다. 수상엔 실패했지만 그간 방탄소년단이 케이팝 가수 최초로 3년 연속 그래미 후보로 지명된 바 있고, 케이팝의 글로벌 성과가 이어졌기 때문에 업계에선 다른 후배 그룹들의 그래미 입성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솔로 앨범들과 스트레이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피프티 피프티, 트와이스 등 많은 케이팝 가수가 출품작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후보에서 케이팝 스타들을 찾아볼 순 없었다.
일각에선 보수적인 그래미 어워드의 성향을 탓했다. ‘백색 그래미’라는 오명 속에서 그래미의 보수성이 원성을 사고 있지만,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방탄소년단이 이미 노미네이트 되었던 것을 보면 사실상 방탄소년단을 뛰어넘은 ‘대안’이 없었다는 것엔 이견이 없다.
케이팝 위기론을 꺼냈던 방시혁 의장에 따르면 세계 음반 시장에서 케이팝의 매출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문제는 음반 수출 성장률이 2020년대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현재 앨범 판매량도 다양한 포맷으로 다량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의 성공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케이팝 팬덤의 특성상 첫 번째 주 화력은 상당하지만, 다음주가 되면 급격하게 사그다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빌보드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케이팝 그룹들이 장기집권에 실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상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등을 비롯해 극히 일부 곡을 제외하면 미국에서 확실하게 인기곡으로 자리매김했던 케이팝 노래를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래미의 편협한 후보 지정만 지적하는 건 문제가 있다. 그보다 우리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표적으로 방탄소년단 다음 주자로 가장 유력한 블랙핑크만 보더라도, 재계약의 불확실성과 수장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의 거듭된 법적 문제, 최근 보복 협박 혐의가 유죄 판결을 받는 등의 이슈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 의장은 케이팝이 미국 등 주류 시장에서 현지 기업과 경쟁하려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와 같은 슈퍼 아티스트가 지속 재생산되는 구조(회사 운영 시스템의 고도화)가 자리 잡아야 하며, 아티스트와 팬의 경험을 혁신시키며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커뮤니티, 커머스, 스트리밍을 통합한 플랫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그래미에 케이팝 아티스트가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미를 탓하기 보다 현실적으로 방탄소년만 만큼 그래미 후보에 올릴 만한 아티스트가 있었는지를 먼저 봐야 하는 시점”이라며 “케이팝의 성장에는 여러 요소들이 필요한데 그 중에서도 슈퍼 IP를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그 슈퍼 IP를 운영하는 회사의 시스템이나 사회적 이슈 등 케이팝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세계에서 케이팝 시장을 눈여겨 본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크지만, 성장이 둔화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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