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美기업에 팔 벌린 시진핑 "세계적 기업환경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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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약속하며 해외 재계에 두 팔을 벌렸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외국인의 중국 입국 및 체류 정책을 개선하고 금융, 의료, 전자 지불 등 서비스의 관문을 제거하는 등 더욱 '따뜻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이 모든 것은 외국 기업이 중국에 더 쉽게 투자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전날 진행된 미국 기업인과의 만찬에 참석했지만, 중국 투자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만한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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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 "습, 투자자 붙잡는 양보 없었다"
"기업 안심시킬 기회 놓치는 것에 실망"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약속하며 해외 재계에 두 팔을 벌렸다. 앞서 진행된 현지 기업인 만찬에서 무역이나 투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기업들의 불만을 산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서면 연설을 통해 "중국은 세계적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국제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포럼에 직접 참석할 것으로 예고됐던 시 주석은 이날 서면 연설로 일정을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외국인의 중국 입국 및 체류 정책을 개선하고 금융, 의료, 전자 지불 등 서비스의 관문을 제거하는 등 더욱 '따뜻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이 모든 것은 외국 기업이 중국에 더 쉽게 투자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전날 진행된 미국 기업인과의 만찬에 참석했지만, 중국 투자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만한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첫 질문은 우리가 적이냐, 파트너냐다"라면서 "상대방을 주요 경쟁자,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과 다가오는 위협으로 바라본다면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정책 결정과 오판으로 인한 행동, 원치 않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판다를 미국에 우호 사절로 보낼 가능성을 시사해 박수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 참석자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해당 만찬에서 구체적인 투자 개선 방안이나 무역 관련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년 만의 미국 방문에서 시 주석은 미국 기업과 투자자들을 다시 붙잡기 위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면서 주어진 시간을 양국 간 긴장 완화를 위한 미국 기업의 도움을 끌어내는 데에 할애했고, 협력 여지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자산운용사 매튜스 아시아의 투자 전략가 앤디 로스먼은 WSJ에 "시 주석이 중국 내 경영 환경에 대한 미국 재계의 우려를 해소하거나, 향후 몇 분기 간의 국내(중국) 경제 정책이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 기회를 잡지 못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국의 재계 고위 임원은 "시 주석은 기업에 대한 양보나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힌트를 전혀 주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그의 연설은 최고의 선전"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WSJ은 시 주석의 이날 발언 내용은 같은 행사에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언급한 "우리는 중국과의 강력한 무역을 원한다. 우리는 보호해야 할 것은 보호하고 촉진할 것은 촉진할 것"이라는 발언과도 대조됐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이번 만찬 행사에 중국 기업가들은 거의 없었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 등 미국 빅테크 기업가들은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편, 기업인 만찬에 앞서 주요 외신들은 이 자리를 통해 시 주석이 투자 유치 활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측정 지표 중 하나인 직접투자 부채는 지난 3분기 중국에서 118억 달러(약 15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데이터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중국 외환 당국의 1998년 집계 이래 처음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중국에서 실제 사용된 외자 규모는 9199억7000만위안(약 164조5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감소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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