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가 우대받는 ‘신용 불량’ 금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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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이 높거나 담보가 있으면 대출 금리는 내려간다'는 시장 원리에 역행하는 사례가 최근 은행권에서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저신용자보다 높은 금리가 매겨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저신용자나 무담보 대출에 더 낮은 금리가 매겨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포퓰리즘성 정책으로 증가하는 은행권 대손 비용은 온 국민이 나눠서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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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 금리 ↓’ 원리 역행 잇따라
주담대 보다 신용대출이 더 낮기도
‘신용이 높거나 담보가 있으면 대출 금리는 내려간다’는 시장 원리에 역행하는 사례가 최근 은행권에서 속출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금융 당국이 연일 은행권을 때리며 입김을 불어 넣은 결과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에서 신규 취급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940%로 1년 전(5.852%)보다 0.088% 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2차례나 인상한 결과지만 저신용자는 금리 인상 부담을 지지 않았다. 신용 950~901점은 연 5.568%에서 5.700%로 0.132% 포인트, 900~851점은 6.034%에서 6.226%로 0.192% 포인트 상승했지만 600점 이하는 9.740%에서 9.270%로 0.470%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들 사이에 있는 850~801점과 800~751점도 각각 0.272% 포인트와 0.278% 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이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가산 금리를 집중적으로 얹은 결과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은 신용 1000~801점 고객에게 내준 대출의 가산 금리를 평균 연 0.162% 포인트 올렸다. 반면 신용 600점 이하 고객 대출의 가산 금리는 1% 포인트에 가까운 연 0.902% 포인트 낮춰줬다. 대출 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대출 기준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하고 조정 금리를 더하거나 빼 결정된다. 이 기간은 한은이 돈줄을 죄던 시기라 대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저신용자보다 높은 금리가 매겨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지난 15일 신용 점수 하위 50%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 금리를 연 0.14% 포인트 낮춰 최저 4.25%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신용 점수 상위 50% 고객이 케이뱅크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금리(최저 연 7.050%)보다 2.800% 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무담보 신용대출 금리가 더 낮아지기도 했다. 지난 15일 기준 우리은행의 6개월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940~6.140%로 신용대출(4.710~6.710%)보다 하단이 0.230% 포인트 낮다. 지난달 16일만 해도 신용대출(연 4.580~6.580%)에 변동형 주담대(4.530~5.730%)보다 금리가 높았지만 다음 날 금리가 역전된 뒤 현재까지 그대로다. 하나은행의 경우 변동형 주담대 금리(연 5.707~7.207%)가 신용대출(5.392~5.992%)보다 상·하단 모두 높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저신용자나 무담보 대출에 더 낮은 금리가 매겨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포퓰리즘성 정책으로 증가하는 은행권 대손 비용은 온 국민이 나눠서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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