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부인 생일 챙기며 농담하던 바이든, 돌연 “그는 독재자”

권지혜,전웅빈 2023. 11. 1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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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에 재회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회담 사이 소소한 이야기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국 관영 CCTV는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열린 정상회담이 끝나고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배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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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 분위기 ‘독재자’에 반전
회담 중간 담소·농담 친근함 연출
바이든 ‘뒤끝’에 中 “단호히 반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듣고 있다. 두 정상은 일부 사안의 합의를 도출했지만 핵심 갈등 현안에 대해선 평행선을 달렸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에 재회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회담 사이 소소한 이야기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국 관영 CCTV는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열린 정상회담이 끝나고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배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시 주석은 회담장 앞으로 나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나는 우리의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의 의전차량을 가리키며 “차가 멋지다”고 하자 시 주석은 “내 훙치(紅旗) 차다. 국산이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차량 내부를 잠시 들여다본 뒤 감탄하며 “저기 있는 내 캐딜락과 비슷하다. 내 차 이름이 뭔지 아느냐. 야수(Beast)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자랑스럽게 소개한 의전차량은 ‘대륙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훙치의 최고급 모델 N701로 5억7000만 위안(1018억원)을 들여 개발한 방탄·방포 차량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확대회담 후 오찬 장소로 이동하면서도 특유의 농담을 건넸다.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이 젊은이를 아느냐”고 물었다. 시 주석이 1985년 허베이성 정딩현 당서기 시절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금문교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시 주석은 반가운 얼굴로 “안다, 38년 전의 나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신은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하자 현장에서 웃음이 터졌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부인(펑리위안 여사)의 생일을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는데 시 주석은 “열심히 일하느라 다음 주 생일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상기시켜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펑리위안 여사의 생일은 11월 20일로 같다.

두 정상 간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으로 다시 얼어붙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을 여전히 독재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알다시피 그는 그렇다. 그는 80년대 이래로 독재자였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매우 잘못되고 무책임한 정치적 농간”이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한 행사에서도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해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국 기업인들과의 만찬에서 “중국은 미국의 동반자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 중·미 관계 문은 닫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어느 방향으로 발전하든 우리는 결코 패권과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력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어떤 나라와도 결코 냉전이나 열전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동시에 “상대를 경쟁 상대나 지정학적 도전으로 간주하면 잘못된 정책을 낳기 마련”이라며 미 정부를 겨냥한 쓴소리도 덧붙였다.

시 주석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 등이 앉은 주빈 테이블에는 팀 쿡 애플 CEO와 미국 자산시장을 주무르는 큰손들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권지혜,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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