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메시지의 무게는 ‘징역 7년’…러 예술가 “파시스트 되라고 지킨 나라 아니야”
반전(反戰) 메시지를 담은 스티커를 슈퍼마켓 가격표 위에 부착했다가 붙잡힌 러시아의 예술가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고 16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사샤 스코칠렌코(33)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인 지난해 3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슈퍼마켓에서 가격표를 빼고, 그 자리에 반전 메시지를 적은 종이를 넣었다. 당시 스티커에는 “러시아군이 민간인 400명이 숨어있는 마리우폴 예술학교를 폭격했다” “나의 선조는 러시아가 파시스트 국가가 되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라고 2차 세계대전에서 조국을 지킨 것이 아니다”는 등의 문구가 담겼다.
러시아 경찰은 76세의 다른 손님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스코칠렌코를 붙잡았다. 이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서로가 서로를 감시한 옛 소련의 모습과 같았다”고 평가했다.
스코칠렌코는 전쟁 발발 이후 ‘가짜 뉴스’ 유포를 강하게 처벌하도록 한 개정 법안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형량이 크게 늘어났다. 러시아에선 개정 법률에 따라 가짜 뉴스를 유포할 경우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스코칠렌코는 자신의 행위를 인정했다. 다만 최후 진술에서 “검사들은 이 작은 종이가 국가를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잘못을 인정하길 바라겠지만, 나는 내 의견과 진실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코칠렌코의 가족은 그가 심장 질환을 앓고 있어 감옥에서 사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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