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묵상] “난 씨앗을 닮은 사람이길 바란다”
2023. 11. 17. 00:03
『토지』의 작가이며 손수 농사일을 즐겼던 박경리의 고백. 소농을 꾸리는 나 또한 농사일을 소중히 여겨 가을이면 씨앗을 모으고 봄이면 씨앗을 뿌린다네. 한 톨의 씨앗이 수천수만 톨의 열매를 토해놓는 것을 보면 씨앗이 함축하는 창조의 신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지. ‘씨앗을 닮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모든 씨앗과 생명이 그렇듯이 자연스럽게 삶을 사랑하고, 삶을 긍정하는 사람이 아닐까. 흙을 밟으며 씨 뿌릴 봄날을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두방망이질하네.
고진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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