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우변이냐, 좌변이냐

〈예선결승〉 ○ 김종수 9단 ● 이창호 9단

장면 3

장면③=백1로 부풀리면 흑2 따낸다. 백3의 단수는 선수. 여기서 소위 대세점으로 널리 알려진 백5를 둔다. 흠잡을 데 없다.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격렬한 전투보다는 상식적이고 잔잔한 흐름을 선호하는 김종수 9단에 딱 맞는 수순이다. 한데 AI가 여기에 제동을 건다. 좌변 흑진은 너무 넓다. A쯤 지키면 큰 집이 된다. 이건 특별한 상황이므로 백도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집짓기는 졸렬하지만 한 수에 집이 되면 크다.

AI의 추천

◆AI의 추천=AI는 만사 제쳐놓고 백1로 들어가라고 한다. AI는 침입보다는 어깨짚기 같은 삭감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좌변은 한 수에 큰 집이 되는 곳이기에 도저히 눈감아줄 수 없었던 것 같다. 실전에서 백은 우변을 키웠지만 AI의 안목으로는 우변보다는 좌변이 더 급했다. 바둑이란 ‘어떻게 보느냐’의 게임이다. 그 관점에 따라 전략이 나온다.

실전진행

◆실전진행=흑1의 삭감에 백2는 꽤 젊잖다. 기풍에 따라서는 사납게 씌워갈 수도 있었다. 여기서 흑3은 A보다 고급스럽다. AI의 블루 스폿도 둘 사이를 오가더니 흑3에서 멎는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