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상속분쟁 2차 변론, 녹취록·메모 놓고 충돌

상속 분쟁에 휘말린 LG 구광모 회장 측이 법정에서 ‘고 구본무 전 회장의 유지에 상관없이 분할 협의를 리셋해야 한다’고 말한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지난 15일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부장 박태일) 심리로 열린 상속회복청구소송 2차 변론에서다.

구 회장 측 이재근 변호사는 증인으로 나온 하범종 LG경영지원부문장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6월 구 전 회장 부인 김영식 여사와 맏딸 구 대표 등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을 꺼내들었다. 해당 대화는 구 대표가 녹음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증인이 참여한 대화에서 구 대표가 ‘아빠의 의지랑 상관없이 분할 협의는 리셋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한 사실이 있냐”고 하 부문장에게 물었다. 하 부문장은 “네”라고 답했다.

구 회장 측은 김 여사의 발언도 공개했다. 같은 녹취록에서 김 여사가 ‘연경이가 아빠를 닮아 (경영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인데 쟤가 뭘 하게 되면 자신 있게 잘할 수 있다. 그래서 다시 지분을 받고 싶다’고 발언한 대목이다.

소송의 원고인 세 모녀(김 여사, 구 대표, 구연수씨) 측은 이날 구 전 회장의 ‘유언 메모’에 대한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2017년 4월, 하 부문장이 구 전 회장의 유언을 듣고 만들었다는 이 메모엔 구 회장에게 LG 주식 등을 물려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 회장 측은 해당 메모가 폐기돼 지금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세 모녀 측이 하 부문장에게 ‘구 회장에게 (물려받은) 차명 재산이 있느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구 회장 측에서 “쟁점과 무관하다”고 반박하며 공방이 오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