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오세훈 '메가시티' 놓고 격론... 발표도 '따로따로'
[최경준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오세훈 서울시장-유정복 인천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3자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김동연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이 한자리에 모여 김포 등의 서울 편입 문제를 논의했지만, 현격한 의견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났다.
특히 오세훈 시장이 서울과 인접 도시를 합치는 '메가시티 서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하자, 김동연 지사가 "사회적 갈등과 분열만 야기하는 문제를 왜 계속 논의하느냐"고 반박하면서 격론이 오가기도 했다. 당초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해 "실현 가능성 없는 정치쇼"라고 비판했다가 국민의힘 지도부의 반발을 산 유정복 시장은 이날 "반대는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동연 "메가시티? 총선과 함께 사라질 것"
세 광역자치단체장은 16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비공개 3자 회동을 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포시 등 서울시 인접 중소도시의 서울시 편입 문제가 수도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이날 3자 회동에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세 지자체장은 메가시티에 대한 서로의 의견만 교환한 채 결론을 내지 못하고 헤어졌다.
김동연 지사는 3자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메가시티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간에 현격한 의견 차이를 확인했다"며 "서로 간에 의견 차이에 대한 얘기만 나눴을 뿐이고 특별한 다른 진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국민의힘이 이날 김포시를 2025년 서울로 편입하는 내용의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한 것에 대해 "지방자치법에 의한 지방의회 의견도 수렴하지 않았고, 주민투표법에 의한 주민투표 준비도 없었고, 아무런 비전과 내용도 없이 정치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쇼를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김동연 경기도 지사-유정복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수도권 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약 4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만났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이 입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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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김동연 경기도 지사-유정복 인천시장 유정복 인천시장(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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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후 SNS를 통해서도 "서울, 인천시장과의 회동에서 단호하게 제 입장을 밝혔다"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 제목을 패러디한다면 이 이슈는 '총선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이제는 '선거용 가짜 민생'이 아니라 교통, 주거와같이 시급한 '진짜 민생'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전했다.
오세훈 "계속 논의 이어가고 싶다" vs 김동연 "이미 끝난 사안, 왜 계속 논의하나"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이날 회동에서 김동연 지사가 메가시티를 '서울 확장'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생각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관련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김포의 서울 편입 주장은 대한민국이 20년 이상 견지해 온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다. 이미 선거용이라고 국민의 판단이 끝난 사안인데,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는 이 문제를 왜 계속 논의하자고 하나. 이 문제에 대해선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은 '세 광역자치단체장이 메가시티에 대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는 식의 합의를 보려고 했지만, 김동연 지사가 단호하게 거부했다"며 "오 시장은 '나는 계속 논의하고 싶다고 말해도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오세훈 시장은 이날 3자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동연 지사께 12월 말이나 1월 초쯤에 다시 이 모임을 갖자고 했다"며 메가시티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과 인천, 경기가 (메가시티 문제에 대해) 워낙 현격한 입장차가 있기 때문에 의견이 접근했다고 말씀드리기는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김동연 경기도 지사-유정복 인천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3자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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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시장은 '메가시티 서울'과 관련해 "총선 앞에 이 사안을 처리하기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면서도 "반대는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유 시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의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해 "이는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자 국민 혼란만 일으키는 정치쇼"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시장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입장을 낸 것"이라며 "행정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옳다, 그르다 이런 주장을 한 적 없다. 향후 입장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 시장은 또 "지방행정 체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지금 문제는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 광역자치단체장이 취임 후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지난달 김동연 지사의 장모상 빈소에서 만난 것을 제외하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앞서 네 번째까지는 회동 직후 세 지자체장이 함께 기자들 앞에 서서 논의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 후에는 발표도 따로따로 진행했다. '메가시티 서울'과 관련 서로 이견만 확인한 상황이어서 김동연 지사는 건물 1층에서 별도로 기자들과 만나려고 했다. 이에 오세훈·유정복 시장이 함께 기자들을 만나자고 제안했고, 결국 같은 장소에서 김동연 지사가 먼저 브리핑하고 자리를 뜬 뒤, 오세훈·유정복 시장 둘만 따로 기자들과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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