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에게 별풍선 ‘팍팍’ 쏘니…영업이익률 25% [영업이익 강소기업]
‘별풍선이 터지자 매출도 터졌다.’
상장사 아프리카TV 얘기다. 아프리카TV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879억원, 영업이익 219억원, 당기순이익 1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7.4%, 영업이익 6%, 당기순이익은 13.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4.9%에 달한다.
이런 빼어난 실적에서 ‘별풍선’을 빼놓을 수 없다. 별풍선이란 아프리카TV 진행자(BJ)에게 시청자가 기부하는 가상의 유료 선물이다. 1만3000여명에 달하는 BJ는 이를 현금화해 수익을 얻는다. 아프리카TV는 BJ로부터 수수료(약 30%)를 가져간다. 시청자는 별풍선 1개당 111원(부가세 포함)에 하루 최대 1만개까지 구매할 수 있다.
아프리카TV가 별풍선을 포함한 플랫폼 매출에서만 3분기 649억원을 번 셈이다. 전년 동기 대비 플랫폼 매출은 12.3% 늘었고, 플랫폼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74%를 차지한다.
아프리카TV 어떤 회사
토종 기부경제선물 생태계 구축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많아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
그만큼 구독층이 두텁고 재이용률이 높다는 말이다.
아프리카TV의 전신은 1994년 창립한 나우콤이다. 2013년 지금의 이름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먹방’ ‘라이브커머스’ 등, 라이브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 유통하는 회사다. 일방향적인 VOD와 달리 라이브 스트리밍은 이용자와 창작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고, 상호 작용을 하며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여타 플랫폼과 사업 초기부터 차별화했다. ‘afreeca’라는 정식 서비스는 2006년 3월에 시작했지만 본격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서수길 전 대표가 취임하면서다. 서 전 대표 취임 후 현재의 1인 미디어 방송인 아프리카TV 서비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18년 12월에는 정찬용 총괄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해 서수길·정찬용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2021년 12월부터는 정찬용 단독 대표 체제로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2003년 한국거래소(KOSDAQ)에 상장됐으며 국내 토종 1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BJ 중심의 강력한 커뮤니티가 강점이다. 11월 기준 이 플랫폼에서 활약하는 BJ 숫자는 1만3000명을 돌파했다. 이 중 실적이 좋은 베스트·파트너 BJ만 3720명에 달한다.
사업 모델(매출)은 크게 기부경제선물로 구성된 ‘플랫폼 매출(전체 매출의 78.8%)’과, ‘광고·콘텐츠 제작 매출(전체 매출의 19.6%)’로 구분(2분기 기준)된다. 플랫폼 매출에 유명한 ‘별풍선’ 사업 모델이 녹아 있다.
광고 매출은 자체 광고 솔루션인 ‘AAM’을 통해 배너, 프리롤(영상 재생 전에 등장하는 광고), 포스트롤(영상 재생 후에 등장하는 광고) 등 플랫폼 내 광고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광고’와 라이브방송·영상 제작을 통해 브랜딩 광고를 제작하는 ‘콘텐츠형 광고’로 나뉜다.
e스포츠 특화…리그 운영할 정도
“무엇보다 진성 팬층이 두터운 거 같아요. 한번 팬이 되면 응집력이나 꾸준함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남달라요. 그러다 보니 BJ 입장에서도 더욱 이 플랫폼에 애착을 갖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죠.”
경제 분야 베스트 BJ로 유명한 테이버(본명 김태형)의 전언이다. 아프리카TV 덕분에 본인이 좋아하는 BJ에게는 아낌없이 기부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업 모델은 해외 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세계 3대 경영 혁신 사례 전문지인 캐나다 ‘아이비 비즈니스 스쿨 케이스(Ivey Business School Case, 2020년 10월)’는 물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University of Florida)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로스(David G. Ross)’ 교수 논문 ‘AFREECATV: THE GODFATHER OF STREAMING(아프리카TV: 스트리밍계의 대부)’에서도 이런 사업 모델의 장점을 다뤘다.
김석집 네모파트너즈POC 대표는 “BJ가 일일이 참여자를 거명하면서 서로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다 보니 록인(자물쇠, 단골손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자연스레 기부, 보상 문화가 자리 잡게 됐다”고 총평했다.
여타 플랫폼과 달리 각 전문 분야 BJ가 확고한 지위를 갖춘 점도 매력이다.
특히 ‘게임’과 ‘e스포츠’는 아프리카TV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콘텐츠로 각광받는다. 아프리카TV는 ASL(AfreecaTV StarCraft League), GSL(Global StarCraft2 League)과 같은 자체 e스포츠 리그를 기획·운영할 정도다. 또한 아프리카TV는 BJ가 프로게이머가 되고, 전·현직 프로게이머가 다시 BJ가 되는 아프리카TV만의 e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회사 차원에서도 프로게이머의 BJ 정착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스타크래프트, LoL, 배틀그라운드, 철권, 서든어택 등 다양한 종목의 멸망전을 통해 다양한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다. ‘멸망전’은 아프리카TV의 인기 BJ들이 참여해 다양한 e스포츠 종목으로 대결을 펼치는, 아프리카TV만의 캐주얼 e스포츠 리그다. 지난 10년간 멸망전의 누적 시청자 수는 총 4억회에 달하며, 최다 동시 접속자 수는 37만명, 단일 대회 누적 시청자 수도 5000만명을 기록한 바 있다.
스포츠 특화도 무시할 수 없다. 아프리카TV는 국내외 대표 프로 스포츠 중계와 낚시, 당구, 볼링 등 레저, 생활 스포츠 방송까지 국내 스포츠 문화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전개한다.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 ‘2018 러시아 월드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뿐 아니라 KBO(야구), KBL(농구), K리그(축구), V리그(배구) 등 국내 프로 스포츠 대회의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라이브 스트리밍 방식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함께 소통하며 응원할 수 있고 여기서 자연스레 다양한 수익원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미디어커머스 영역도 강화하고 나섰다. BJ와 함께하는 라이브커머스 콘텐츠에 ‘판매왕’이라는 재미 요소를 담고, ‘애드벌룬(클릭하면 구매 가능)’을 통한 제품 구매 편의성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외부 업체가 아프리카TV를 또 하나의 판매 채널로 인식하게 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경기 둔화로 광고 매출 흔들
물론 아프리카TV도 고민이 없지 않다. BJ가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다 보면 부적절한 발언, 노출 수위 조절 실패, 정파성 등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항상 열려 있다. 이럴 때마다 플랫폼 규제 이슈가 나올 수 있다.
더불어 별풍선 모델과 달리 광고 부문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아프리카TV 광고 매출은 2020년 294억원, 2021년 535억원, 2022년 803억원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관련 매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1분기 아프리카TV의 광고 부문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53.7% 감소한 114억원에 그쳤다. 그만큼 경기에 민감하다는 말이다. 코로나19 때 20만원대를 기록, 정점을 찍었던 주가가 최근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상승으로 플랫폼 매출 성장률은 높아지고 있고, 인건비 통제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은 성장할 수 있다”면서도 “광고 시장 부진과 시장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하락을 반영해 아프리카TV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16.7% 하향한다”고 밝혔다. 11월 초 현재 아프리카TV 주가는 6만원대를 오르내린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4호 (2023.11.15~2023.11.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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