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반도체 수출규제에…中텐센트 “엔비디아 반도체 수 세대치 사놨다”

텐센트는 지난 9월 7일 중국 선전에서 ‘글로벌 디지털 에코시스템 서밋’을 열고, 자체 개발 초거대 AI 모델 훈위안(Hunyuan)을 공개했다다우손 통 텐센트 수석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텐센트

중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가 “수 세대 동안 쓸 수 있을 만큼의 인공지능(AI) 전용 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류츠핑 텐센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가 실행되기 전에 엔비디아로부터 H800 칩을 대량 주문해 중국 업체 중 가장 많은 AI 칩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 세대가 쓸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확보하고 있어 자체 AI ‘훈웬’을 구축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의 AI 굴기를 막기 위해 엔비디아 AI 전용 칩 등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에 제약을 걸고 있다. 지난해 엔비디아 A100, H100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버전인 A800과 H800에 대한 수출길도 막았다.

이에 사업 난항을 빚을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나오자 텐센트는 미국의 규제가 단기적으로 자사 AI 역량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해명에 나선 것이다. 현재 중국 AI 반도체 시장의 약 90%는 엔비디아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류 회장은 미국의 규제가 텐센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AI 반도체를 위한 국산 자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IT 기업들은 자국 기업 화웨이가 만든 AI 반도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7일 중국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가 화웨이의 AI 반도체 910B 어센드 AI 칩 1600개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