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동연·유정복 3자 회동했지만…'메가 서울' 입장 차만 확인

오세훈 "총선용 이슈가 아닌 도시 연담화 연장선상서 논의하는 것"
김동연 "경기도 지자체 서울 편입은 총선용 이슈몰이에 불과"
유정복 "총선 앞두고 처리하긴 어려워…미래지향적 행정개편해야"
수도권매립지·경인아라뱃길 등 현안에 대해서는 논의 진전

유정복 인천시장·오세훈 서울시장·김동연 경기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비공개회동을 갖고 각 지자체간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김동연 경기지사·유정복 인천시장이 16일 회동하고 '메가시티'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나 각 지자체 간의 큰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반면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대체부지 확보와 경인 아라뱃길 활용 등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진전된 논의도 이뤄졌다.

오 시장과 김 지사, 유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비공개 3자 회동을 가졌다. 회동 후 각 지자체장들은 서로 간 의견차이를 확인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김 지사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 지자체의 서울 편입이 "실현 불가능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내세웠고, 오 시장은 기존대로 "선거용 이슈가 아니라 도시 연담화의 연장선상에서 논의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유 시장은 기본적으로 김 지사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당론을 고려해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였다.

가장 먼저 브리핑에 나선 김 지사는 김포·구리 등의 서울편입 등 '메가 서울' 구상과 관련해 "이 정부는 대한민국이 30년간 다져왔던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 등과 어긋나는 서울 확장을 하면서 거꾸로 가고 있다"며 "지방자치법에 의한 지방의회 의견 수렴이나 주민 투표도 없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쇼를 하는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70%가 (경기도 지자체의 서울 편입을) 총선용 정치쇼라고 말하고 있다"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게 아니라 총선과 함께 사라질 이슈가 아닌가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지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해선 다음달 중순 안에 주민 투표를 결정해 내년 2월 초까지 투표가 이뤄져야한다며 중앙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도의회 결의안을 여야가 합의했고 마지막으로 중앙 정부에 주민투표를 요청했다"며 "정치적 이유로 중앙정부가 소극적이거나 반대하면 국민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브리핑에 나선 오세훈 시장도 '메가 서울'과 관련된 지자체장 간 시각차이를 인정했다. 오 시장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로 시작된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자연스럽게 이뤄져 온 서울시의 연담화 역사와 연장 선상에 있는데, 김동연 지사는 선거를 앞둔 사실상 불가능한 논의 제기라는 상황 인식이라 출발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시간에 공통점을 발견하진 어렵다"며 "오는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에 다시 만남을 가질 것이고 메가시티 논의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정복 시장은 과거 강경한 반대입장에서 한 발 물러났다. 유 시장은 "(내가 전에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것은) 현실적으로 총선을 앞에 두고 사안을 처리하기가 무리란 얘기였다"며 "평상시 내가 가진 입장은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낡은 행정체제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어가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입장차이만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간 현안에 대한 진전도 있었다. 유 시장은 "수도권매립지 대체매립지 공모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 이관 문제에 대한 큰 틀에서 의견을 좁혔다"고 밝혔다. 이어 "경인 아라뱃길관광 활성화와 기후동행카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시가 추진하는 교통 정액 정책인 기후동행카드에 인천시와 어느 정도 기본 합의는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은 이날 "기후동행카드에 구체적인 진전사항을 내일(17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 시장은 '인천이 기후동행카드에 참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수도권 교통은 주민 편의과 연결한 문제라 수용할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오 시장과 유 시장은 1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다시 만나 교통현안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앞서 세 광역지자체장은 지난달 23일 김 지사 장모상 빈소에서 만나 이날 회동에 합의했으며, 수도권 현안과 3자 회동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5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