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마+양효진 34점 합작' 현대건설, IBK '3-0' 완파...2위 GS와 승점 차 없앴다 [수원:스코어]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이 안방에서 앞선 경기 패배의 아픔을 씻고 선두권 추격에 성공했다. IBK기업은행을 제압하고 기분 좋게 일주일간 짧은 휴식기를 가지게 됐다.
현대건설은 16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8 25-13 25-22)으로 이겼다.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시즌 5승 4패, 승점 17점을 기록하며 1경기를 덜 치른 2위 GS칼텍스(6승 2패, 승점 17)와 승점 차를 없앴다. 세트 득실률에서 뒤진 3위에 올랐다. 4위 정관장(4승 4패, 승점 11)을 승점 6점 차로 따돌리고 3위 수성에 청신호를 켰다.
현대건설은 앞서 지난 12일 선두 흥국생명에게 풀세트 혈투 끝에 2-3(23-25 25-19 25-19 22-25 9-15)으로 졌다. 세트 스코어 2-1로 리드를 잡고도 게임 막판 뒷심 부족으로 무너지면서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했다. 사흘 휴식 후 맞은 IBK기업은행전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오는 23일 페퍼저축은행전까지 달콤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선두권 추격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 에이스 모마는 양 팀 최다 21득점으로 팀 공격을 확실하게 책임져줬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양효진도 13득점, 정지윤 10득점, 위파위와 이다현까지 9득점으로 제 몫을 해내면서 기분 좋은 완승을 따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지난 11일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20 25-14 25-15)으로 완파하고 2패를 끊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승점을 얻지 못하면서 시즌 3승 5패, 승점 8점으로 한국도로공사(2승 6패, 승점9)에 승점 1점 뒤진 6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 15득점, 최정민과 황민경이 8득점으로 분전했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 현대건설에 크게 밀렸다.
IBK기업은행은 외려 7위 페퍼저축은행(2승 6패, 승점 5)과 승점 차를 벌리지 못해 2라운드부터 최하위 탈출을 걱정해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공교롭게도 다음 상대는 페퍼저축은행이다. 이틀 휴식 후 오는 19일 광주 원정에서 페퍼저축은행을 만난다.
▲선발 라인업
- IBK: 아포짓 스파이커 아베크롬비-미들 블로커 김현정-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세터 폰푼-미들 블로커 최정민-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리베로 신연경
연승을 노리는 IBK기업은행은 베테랑 황민경의 최근 컨디션이 살아난 부분이 긍정적이었다. 황민경은 지난 11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블로킹 2개 포함 10득점, 공격 성공률 40%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면서 IBK기업은행의 세트 스코어 3-0 셧아웃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아시아 쿼터 1순위로 선발한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과 주 공격수들의 호흡이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최근 조금씩 손발이 맞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이날 게임에 앞서 "보시는 분들은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시는데 막상 훈련할 때 보면 크게 개선된 건 아닌 것 같다"며 "그날그날 상대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폰푼에 대해서는 "본인이 열정적이고 많이 노력한다. 현대건설처럼 높이가 있는 팀을 상대로 폰푼이 잘하려면 서브 리시브가 잘 돼야 한다"며 "폰푼의 토스 능력은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무릎 수술 후 재활을 마친 김희진이 100% 컨디션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희진은 올 시즌 지난달 24일 GS칼텍스전, 지난 4일과 8일 흥국생명전 등 총 3경기에서 코트를 누볐다.
김호철 감독은 "김희진은 지금이라도 사실 뛸 수는 있다. 그런데 자기가 생각하는 100%를 못 뛰어서 고민스럽다"며 "훈련 때 보면 점프를 100% 해야 하는데 스스로 못하고 있어 선수 본인도 답답하다. 계속 만들어 가면서 2라운드에서는 될 줄 알았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현대건설: 아포짓 스파이커 모마-미들 블로커 양효진-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이-세터 김다인-미들 블로커 이다현-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리베로 김연견
강성형 감독은 지난 12일 흥국생명전 풀세트 패배에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경기력이 나왔다"며 "전체적으로 좋아졌고 리시브 문제는 안고 가야 한다"며 현재 전력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전 세터 김다인이 최근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부분에도 안도하고 있다. 김다인은 오프 시즌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지난달 초까지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등으로 쉴 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문제는 성적이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의 연이은 국제대회 부진 속에 주전 세터였던 김다인도 덩달아 마음고생을 했다. 소속팀 복귀 후에도 김다인이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이면서 사령탑인 강성형 감독도 고민이 많다.
강성형 감독은 "멘탈적으로 어려우면 체력 저하도 빨리 온다"며 "최근에는 그래도 나아진 것 같다. 오늘 IBK기업은행전을 마치면 쉴 수 있는 텀이 있어 대화를 하고 휴식을 주려고 한다. 주전 세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김다인이) 좋은 선수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았던 베테랑 고예림도 이제 코트에서 선수들과 함께한다. 전체 훈련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올라왔다. 3라운드부터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강성형 감독은 "고예림은 공격은 아직 조금 어렵지만 준비가 된다면 뒤쪽서 리시브, 수비에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선 제압 현대건설, 모마와 양효진의 빛나는 조화
현대건설은 1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주포 모마가 8득점, 공격 성공률 47.06%로 공격의 중심을 잡아줬다. '블로퀸' 양효진도 6득점으로 경기 초반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면서 쉽게 점수를 쌓았다. 이다현도 블로킹 2개 포함 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은 9-8로 근소하게 앞선 1세트 초반 모마의 퀵오픈 성공, 정지윤과 이다현의 블로킹, IBK기업은행의 범실, 위파위의 오픈 성공 등을 묶어 순식간에 15-10으로 달아났다.
17-12에서는 양효진의 시간차 성공을 시작으로 모마의 연이은 공격 성공에 이다현이 IBK기업은행 아베크롬비의 퀵오픈 공격을 완벽한 블로킹으로 저지, 20-13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현대건설은 이후 넉넉한 리드 속에 25-19로 1세트를 가져갔다. IBK기업은행의 거센 추격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24-19에서 양효진의 오픈 성공으로 1세트를 마감했다.
IBK기업은행은 주포 아베크롬비가 1세트 7득점, 공격 점유율 41.46%, 공격 성공률 29.41%로 고전하면서 어렵게 게임을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미들블로커 최정민이 블로킹 1개 포함 4득점으로 분전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난조 속에 화력 싸움에서 현대건설에게 밀렸다.
▲2세트까지 삼킨 현대건설 집중력, 무너지는 IBK기업행
2세트도 1세트와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현대건설은 9-8로 앞선 2세트 중반 IBK기업은행 아베크롬비의 서브 범실, 정지윤의 블로킹, 정지윤의 오픈, 시간차 성공, 모마의 백어택, 이다현의 오픈 성공, 고민지의 서브 에이스 등을 묶어 17-9의 리드를 잡았다.
이어 위파위의 시간차 성공, 고민지의 서브 에이스, 위파위의 블로킹으로 20-9까지 도망가면서 IBK기업은행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IBK기업은행은 추격 의지를 완전히 상실해 현대건설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현대건설은 모마가 2세트 6득점, 공격 성공률 62.5%로 제 몫을 해낸 가운데 정지윤, 양효진, 위파이가 나란히 4득점으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 이다현과 고민지도 2득점씩 보태면서 IBK기업은행을 압도했다.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가 2세트 2득점으로 묶인 데다 리시브까지 흔들렸다. 공수 모두 원활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아 셧아웃 패배 위기에 몰렸다.
▲분위기 제대로 탄 현대건설, 셧아웃 '완승'으로 마무리
현대건설은 3세트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3세트 8-8 동점에서 위파위의 시간차 성공, 모마의 백어택 성공, IBK기업은행의 범실, 위파위의 오픈 성공으로 13-9로 앞서가면서 3세트 주도권을 잡았다.
현대건설은 이후 3점 차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IBK기업은행의 추격을 어렵지 않게 따돌렸다. 15-12에서 정지윤의 공격 범실로 15-13으로 잠시 쫓기기도 했지만 이다현이 아베크롬비의 오픈 공격을 완벽한 블로킹으로 막고 스코어를 16-13으로 만들었다.
IBK기업은행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9-15에서 아베크롬비의 퀵오픈 성공, 육서영의 연속 오픈 성공, 현대건설 모마의 공격 범실로 19-19로 3세트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웃은 건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김다인의 블로킹, 양효진의 속공 성공으로 21-19로 다시 리드를 되찾아왔다. 모마의 오픈 성공으로 22-19까지 도망가면서 승기를 굳혔다. 23-21에서 모마의 오픈 성공으로 매치 포인트 상황이 됐다.
현대건설은 24-22에서 이다현의 재치 넘치는 공격 성공으로 세트 스코어 3-0 셧아웃을 완성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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