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능] 킬러문항 없지만 국어·수학 어려웠다…'물수능' 우려에 '불수능' 택한 듯

박상우 2023. 11. 16. 20: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입시업계 "국어, 작년 수능은 물론 변별력 강화된 올해 9월 모평보다 더 어려워"
"수학, 작년 수능과 올해 9월 모평 수준…최상위권 변별력까지 확보해"
"영어, 작년 수능보다 어려워…1등급 비율 급감했던 올해 9월 모평 수준"
ⓒ사진공동취재단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대로 교육과정 밖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없애면서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EBS와 입시업체는 특히, 국어와 수학이 어려웠다며 전체적으로 작년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시험의 난도가 만만치 않았다고 분석했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정교수는 특히 "킬러문항 없는 첫 모의평가였던 올해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하고 N수생 유입을 고려해 시험이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수능 출제기조 분석에 나선 EBS 현장교사단은 국어·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으로 비교적 평이했던 지난해 수능은 물론, 142점으로 변별력이 강화된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도 약간 더 어려웠다고 EBS 현장교사단은 평가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서울 덕수고 윤혜정 교사는 국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다"면서도 "선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수학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45점과 144점으로 상당히 높았던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 수준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전체적인 난도는 높았지만, 킬러문항 배제로 표준점수 최고점자(통상 '만점자')가 작년 수능의 3배 수준으로 늘었는데, 이번 수능은 최상위권 변별력까지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작년 수능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문제의 해석이 빠르다는 점이다. 예전 같으면 조건을 많이 주고 만족시키는 답을 찾도록 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며 "작년 킬러문항은 풀이 과정이 길게 나오는데 (올해는) 계산량이 상당히 줄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최상위권 변별력 때문에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라며 "최상위권에서 느끼는 것은 지난해 수능과 9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두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34점과 145점으로 11점 차이가 나, 수학에서 고득점한 자연계열 진학 희망 수험생에게 유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 역시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7.83%였던 작년 수능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1등급이 4.37%로 급감했던 올해 9월 모의평가 수준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지문을 눈으로 보고 빠르게 답을 찾아내기보다는, 지문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정보를 파악하고 선지를 분석해야 정답을 고를 수 있게 출제했다는 것이다.

17일 수능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시험장을 삼삼오오 빠져나오고 있다.ⓒ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입시업체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제는 없었고, 9월 모의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매력적인 오답'이 많아 수험생 입장에서는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체적인 실제 성적 분포에는 N수생 증가나 코로나19에 따른 재학생의 학력 저하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은 지난해 대비 3442명 줄어든 50만4588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이 64.7%를 차지했고, 졸업생은 31.7%, 검정고시생 등 기타 지원자는 3.6%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교육당국의 주장과 달리 실제로 킬러문항이 모두 배제됐는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공통과목으로 출제된 수학 22번을 둘러싸고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교묘하게 실수를 유도하는 고난도 문항으로 "사실상 킬러문항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달 20일까지 평가원 누리집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에서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

성적 통지표는 12월 8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