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적록' 수박, 팔레스타인 지지 상징이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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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와 팔레스타인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2021년 이스라엘 법원이 동예루살렘 유대인 정착촌인 셰이크 자라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가족의 퇴거를 명령한 이후 일어난 시위에서도 수박이 등장했는데, 지난달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면전 이후 수박은 팔레스타인 지지자들로부터 다시 소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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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국기 금지령 계기로 사용 시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와 팔레스타인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수박과 팔레스타인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 타임에 따르면 수박이 팔레스타인 연대의 상징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6일 전쟁'으로 서안지구, 가자지구와 동예루살렘 등을 군사 점령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깃발 게양과 노출을 전면 금지했다.
팔레스타인 국기는 흰색, 빨간색, 초록색, 검은색으로 이뤄지는데 이스라엘은 국기는 물론 이 색깔들을 포함한 물건을 소지한 사람까지 체포했다. 팔레스타인들은 이에 저항하기 위해 흑백적록의 색깔들이 모두 있는 수박을 썰어서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수박은 중동에서 수 세기 동안 재배된 팔레스타인 요리 문화의 일부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수박을 창틀에 두기도 했고 팔레스타인 예술가들도 수박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내놓아 그때부터 팔레스타인에서 수박은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은 1993년 이스라엘군의 철수와 팔레스타인 자치를 골자로 하는 오슬로 협정 체결 이후 팔레스타인 깃발 금지령을 해제했다. 그러나 그 후로도 수박은 팔레스타인 연대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2021년 이스라엘 법원이 동예루살렘 유대인 정착촌인 셰이크 자라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가족의 퇴거를 명령한 이후 일어난 시위에서도 수박이 등장했는데, 지난달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면전 이후 수박은 팔레스타인 지지자들로부터 다시 소환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권리 확대와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을 요구하는 피켓에 수박을 그려 넣었으며, 인도네시아 등 시위 현장에서는 수박을 잘라 나눠주기도 했다. 일부 예술가들은 수박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여 팔레스타인 지지에 동참했다.
최근에는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 필터에도 수박이 등장해 친 팔레스타인 이용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필터를 제작한 틱톡 이용자는 필터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가자지구를 돕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SNS 이용자들은 팔레스타인 지지 게시물에 대한 잠재적 검열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박 이모티콘을 사용하기도 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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