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 중거리미사일 고체연료엔진, 러시아 기술 가능성”
북한이 지상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고체연료엔진이 러시아 기술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 로버트 슈머커 박사는 북한의 새 IRBM 용 고체연료 엔진이 러시아의 기술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슈머커 박사는 통상 IRBM용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 시험은 통상 수십 번을 거쳐야 성공할 수 있는데, 북한은 그런 과정 없이 갑자기 성공했다고 발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선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이 아니라 엔진 자체를 받았다고 본다”라며 “북한의 생산 역량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북한에 기술만 주면서 제작 방법을 가르쳐 주는 식으로는 북한이 엔진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도 RFA에 북한의 이번 엔진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으로 제작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먼저 개발한 뒤 IRBM용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한 것이 소련 방식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실러 박사는 “1970년대 소련은 3단 고체연료 ICBM ‘SS-16’을 먼저 개발한 뒤 위의 3단을 제거하고, 2단으로 구성된 IRBM ‘SS-20’을 개발했다”라며 “IRBM을 개발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기존 고체연료 ICBM에서 3단을 제거하고 1단과 2단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러시아의 단거리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를 모방해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만든 만큼 IRBM용 고체연료 엔진도 러시아의 기술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위원회(NIC) 담당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관련 기술을 이전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래가 이뤄진 뒤 이번 시험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러시아 기술이 연관됐을 수 있다”라며 “러시아는 그동안 국가 차원에서 다른 나라에 핵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았는데 이 방침이 바뀌었을 수 있다”라고 추측했다.
반면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이번 엔진 시험에 러시아 기술이 사용됐다는 공개적 근거는 보지 못했다”라며 “북한은 한동안 자체적으로 고체 추진제를 개발해왔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새형의 중거리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을 개발하고 1계단(단계) 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11월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며 ‘대단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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