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진·김누리 두 무명의 반란, 한국 6명 삼성화재배 첫날 16강 진출
2023 삼성화재배 32강전 첫날 경기 결과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에서 열린 2023 삼성화재배 32강전 첫날 경기에서 한국의 김승진 4단이 일본의 쉬자위안 9단에게 251수 만에 흑 불계승하고 16강에 진출했다. 2006년생인 김승진 4단은 2021년 영재입단대회로 입단한 신예기사로, 올해 삼성화재배가 그의 첫 세계대회 본선 경험이다. 김승진의 첫 세계대회 상대는 대만 출신으로 일본기원에서 활약 중인 쉬자위안. 2016년 국제대회인 글로비스배에서 우승했고, 일본 십단전에서도 우승한 적 있는 전통의 강자다. 그러나 김승진은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였고 큰 어려움 없이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승진의 승리는 이날 열린 32강전 8경기 중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모았다.
무명기사의 반란은 또 이어졌다. 이번에는 김누리 4단이 일본의 모노키 야쓰야 8단에게 흑으로 209수 만에 불계승했다. 김누리는 김승진과 달리 신예기사가 아니다. 1994년생으로 올해 29세다. 2010년 입단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고 바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최근 프로기사 활동을 재개했다. 김승진도 처음 출전한 세계대회 본선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날 한국 기사는 모두 8명 출전해 6명이 이기고 2명이 졌다. 2021년 삼성화재배 챔피언 박정환 9단은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크라베츠 초단을 손쉽게 꺾었고, 한국 랭킹 6위 강동윤 9단도 중국의 여자기사 저우훙위 7단을 상대로 171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한국 랭킹 5위 김명훈 9단이 일본 7관왕 출신 이야마 유타 9단을 228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한 것도 값진 승리였다. 한웅규 9단도 일본의 노장 요다 노리모토 9단을 상대로 271수 만에 백 2집반 승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 여자기사 최초로 세계대회 준우승 기록을 세운 최정 9단이 중국의 강호 셰얼하오 9단에게 패해 본선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최근 컨디션 난조를 호소했던 최정은 이날 대국에서 초반부터 셰얼하오에게 밀렸고,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한국의 신예 여자기사 김은지 8단도 중국의 황윈쑹 9단에게 패하고 탈락했다. 김은지가 초반에 우세를 확보하는 듯했으나 황윈쑹의 노련한 국면 운영에 말려 역전된 이후 변변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국 남자기사는 다 이겼고, 여자 기사는 다 졌다. 일본은 이날 출전한 4명이 모두 패배해 본선 1라운드 첫날 전원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17일은 32강전 둘째 날 경기가 이어진다. 이날도 32강전 8경기가 열리는데, 특히 한국의 신진서 9단과 중국의 신성 왕싱하오 9단의 대결, 올해 세계대회 우승자끼리 맞붙는 춘란배 챔피언 변상일 9단 대란커배 챔피언 구쯔하오 9단의 대결에 바둑 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2강전이 모두 끝나면 바로 추첨을 통해 16강 대진이 확정된다. 16강전은 19, 20일 양일간 진행된다.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이다. 모든 대국은 정오에 시작한다. 각자 제한시간 2시간,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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