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사위 회사 도와준 업체 280억 출자"…檢, 한국벤처투자 압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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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4년 전 특혜 의혹 제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씨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6일 한국벤처투자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속 자회사인 한국벤처투자는 과거 서씨가 재직했던 게임회사를 도와준 인물이 만든 벤처캐피털(VC) 업체에 수백억원을 출자해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이승학)는 이날 "이상직 전 의원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관계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과 관련해 서울 소재 한국벤처투자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것과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서씨가 같은 해 7월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태국 저가 항공사)에 전무로 취업한 게 '부정 채용'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곽상도 전 국민의힘(옛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9년 3월 국회에서 한국벤처투자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곽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사위가 재직한 게임업체에 자금을 빌려준 투자자문사가 정부 주도 대규모 펀드에 동참하는 혜택을 봤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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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업체 수백억 지원은 비상식적"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2018년 5월 '한국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케이런벤처스에 28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당시 민간 제안 분야 전체 투자금 450억원 중 60%가량을 케이런벤처스에 몰아줬다. 케이런벤처스는 서씨가 2016년 2월~2018년 3월 재직했던 토리게임즈에 8000만원을 빌려준 플래너스투자자문 직원 김모씨가 퇴사 후 설립한 회사다.
케이런벤처스는 2017년 12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공모한 733억원 규모 '연구개발특구 제2차 일자리창출투자펀드'에 포스코기술투자와 공동 운용사로 선정됐다. 그러나 재단 측은 재단 출자금 200억원과 대전·광주·대구·경북 테크노파크(TP) 등 특구 지역 TP 출자금 200억여원을 제외한 300억여원을 6개월 안에 확보할 것을 선정 조건으로 걸었다.
이에 케이런벤처스는 군인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 등에 출자 여부를 문의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벤처투자가 '구원 투수'로 나선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설립된 지 2년밖에 안 된 신생 중소 벤처캐피털에 정부 기관이 수백억원을 지원한 건 비상식적"이란 지적이 나왔다. 한국벤처투자 측은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출자 심의) 절차와 다른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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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청와대 이동"
이와 함께 당시 케이런벤처스에 거액 출자를 결정한 한국벤처투자 주형철 대표는 2019년 3월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크게 뇌물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두 가지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로 문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이 전 의원은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됐다. 검찰은 여기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추가해 지난 13일 중소벤처기업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인사혁신처를 압수수색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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