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과 인류 위한 공동선, 기독교에선 무엇이 우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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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항명한 죄로 3일 밤낮을 큰 물고기 뱃속에서 지낸 선지자 요나에겐 '하나님의 정의와 공정'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하나님의 '공동선'(共同善)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악독한 니느웨를 향한 하나님의 관심은 당시 세계의 심장 역할을 한 도시를 고쳐 결국 모든 피조물의 생명을 보존하려는 '인류 공동선의 언약'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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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공동선/송용원 지음/성서유니온
하나님께 항명한 죄로 3일 밤낮을 큰 물고기 뱃속에서 지낸 선지자 요나에겐 ‘하나님의 정의와 공정’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이스라엘을 포함해 여러 민족에게 큰 고통을 안긴 앗수르의 대도시 니느웨가 회개토록 기회를 주는 건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이유에서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고 그 민족의 구원을 위해 힘써야 하는 기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전범국에 자비는 사치’라는 요나의 철학은 도대체 왜 질타를 받은 걸까. 하나님의 ‘공동선’(共同善)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개신교 신학 관점에서의 공동선 연구에 천착해 온 송용원 장로회신학대 조직신학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악독한 니느웨를 향한 하나님의 관심은 당시 세계의 심장 역할을 한 도시를 고쳐 결국 모든 피조물의 생명을 보존하려는 ‘인류 공동선의 언약’을 드러낸 것이다.”
‘칼뱅과 공동선’(IVP) ‘하나님의 공동선’(성서유니온)에 이어 공동선을 다룬 세 번째 저작인 책은 2020년부터 3년간 저자가 ‘매일성경’에 연재한 글을 엮은 것이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바울 등 신구약 성경 주요 인물 및 사건을 공동선 관점에서 재조명한 내용이 담겼다.
저자는 천지창조부터 바벨탑 사건, 노아의 홍수 등 성경 속 여러 사건에서 공동선이 반영된 부분을 세밀하게 추출한다. “성경의 진의를 더 잘 파악하고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영적 안목을 얻기 위해”서다. “성경의 바탕을 이루는 공동선은 근본주의 번영주의 개인주의에 깊이 매몰된 이들에게 함께 살아감에 대한 깊은 통찰을 안겨줄 것”이라고도 말한다.
피고용인뿐 아니라 고용인을 위한 ‘일터 신학’의 근거도 공동선에서 찾는다. 저자는 무엇보다 고용인이 ‘인간은 일터에 지식과 재능뿐 아니라 영혼까지 송두리째 가져간다’는 걸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이해할 때 노동자를 ‘내가 고용한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 내게 준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어서다. 일터 또한 이익 창출의 공간만이 아닌 ‘제자의 삶이 구현되는 영적이고도 사회적인 공간’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간 한국교회에서 피고용인을 위한 ‘소명론’은 자주 거론된 데 비해 고용인의 소명론은 거의 다뤄지지 않은 만큼 의미 있는 시도라 봄 직하다.
‘공동선의 렌즈’는 성경뿐 아니라 일상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그 어떤 것도 당연히 여기지 말라고 경고합니다.…인생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은혜와 진리(요 1:17)의 렌즈로 성경을 보면 온 천지에 공동선의 노다지가 돌처럼 깔린 것이 보입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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