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수능 가채점 후 입시 전략은 어떻게?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6일 마무리됐다. 평소보다 성적이 잘 나왔든,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 예상되든 평정심 유지가 필요하다. 수험생에게 중요한 것은 수능 점수 자체가 아니라 목표 대학으로부터 날아올 최종 합격 통보다. 이를 위한 빡빡한 ‘입시 2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평소 생활 방식을 유지하면서 준비해온 대입 전략을 구체화하라고 조언한다.
이를 토대로 대입 결과를 좌우하는 몇 가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가장 먼저 자신이 수시 모집에서 지원한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최저기준)을 충족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게 확실하면 논술·면접 등 대학별고사에서 헛심 쓸 필요가 없다.
다음은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추려 내는 것이다. 정시 원서접수까진 아직 시간이 있지만, 이른바 ‘수시 납치’를 피하려면 필요한 작업이다. 수시에서 어느 한 대학이라도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 지원 기회는 박탈된다. 예상보다 성적이 좋아 수시에 지원한 대학보다 정시에서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데, 수시에 합격해 잘 받은 수능 성적이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을 입시 현장에선 수시 납치라고 부른다.
그래서 가채점이 중요하다. 예상되는 수능 점수가 높아 정시에서 상향 지원이 가능하다면 대학별고사 응시를 포기해 수시 합격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 평소보다 성적이 비슷하거나 낮게 나왔는데 최저기준을 충족한다면 대학별고사에 집중하는 게 좋다.
‘문·이과 통합 수능’과 n수생도 주요 변수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과 수험생이 더 높은 수학 성적을 활용해 문과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나타나 정시 합격선 예측이 과거보다 한층 어려워졌다. 수능 등급 역시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구나 올해 수능 응시자 10명 중 3명 이상이 n수생이다.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인데, 의대 열풍과 ‘킬러문항’ 배제 지침 등이 맞물리면서 n수생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고3 입장에서는 평소 모의고사 때처럼 봤지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평소 시험보다 잘 봤더라도 정시 합격선을 너무 낙관해서는 곤란하다. 최저기준 역시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가급적 대학 논술, 면접에 임하는 걸 권한다”고 말했다.
이과생의 경우 국어와 수학 점수에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과학탐구 영역이 정시에서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대학에서는 수능성적 발표 뒤 탐구영역에 대한 변환표준점수 적용 방식을 발표한다. 탐구영역에 대한 대학들의 적용방식에 따라 이과에서 문과 교차지원, 이과 내에서 학과 결정에 변수가 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아 구체적인 지원 전략을 수립한다. 예를 들어 국어와 수학 성적이 우수하다면 해당 영역의 비중이 높은 대학들을 정리해두는 식이다.
정시에서는 대부분 수능 100%를 반영하지만, 일부에선 학생부나 면접 등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부터, 고려대는 올해부터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한다. 또 서울대 이과에서 과탐Ⅱ 필수 응시 제한이 폐지된 만큼 이에 따른 유불리도 확인해야 한다. 목표 대학 및 학과들의 최근 경쟁률, 선발방식 및 모집인원 변동 여부, 추가합격 현황 등을 확인해가며 최종 합격을 위한 전략 노트를 완성해가야 한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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