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성적 좋을 텐데…"고3, 정시 불리하다" 전문가의 조언
이번 수능은 킬러문항이 배제됐음에도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입시 전략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28년 만에 가장 높은 재수생 비율로 인해 등급 예측이 쉽지 않고,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 등급 충족도 변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정시 지원 전략을 잘 따져보는 동시에 고3 재학생은 수시모집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별력 갖춘 수능, 재수생 비율↑
올해 수능은 재수생 비율이 대폭 늘어나면서 점수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 전체 원서 접수 인원은 작년보다 3442명이 줄어든 50만4588명이지만, 오히려 졸업생은 1만7439명 늘었다. 검정고시 등을 포함한 이른바 ‘N수생’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 수능(37.4%) 이후 가장 높다.
수능에서는 대체로 재학생보다 N수생이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1등급 비율은 졸업생 8.2%, 재학생 2.5%, 수학 1등급은 졸업생 9.2%, 재학생 2.4%로 차이가 났다. 입시업계에서는 특히 올해 상위권 대학생 다수가 ‘반수’에 가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시모집에서도 최상위권 N수생 지원이 늘면서 의·약학 계열의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학과의 경우 정시 모집에서 신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한 가채점 필수…“고3 재학생, 논술고사 되도록 응시”
입시 전문가들은 고3 재학생은 정시에서 불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시모집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채점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가채점을 통해 수시모집에서 최저 등급을 충족하는지 파악해봐야 한다. 입시 업체 홈페이지 등에서 제공하는 가채점 서비스와 예상 등급을 활용해볼 수 있다. 김병철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예상 등급 컷이 기관마다 다르기 때문에 꼼꼼하게 비교 분석하면서 자신의 위치와 합격 가능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고3의 경우 예년보다 수시모집에서 최저 등급을 충족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시 합격선을 미리 예단하지 말고 수시는 되도록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 참석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최소 2~3군데 이상 정시합격선 범위 내의 진입 여부를 분석하고 수시 논술과 면접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일부 대학의 최저 등급을 못 맞추었더라도 다른 대학의 논술을 앞두고 있다면 실제 시험을 체험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기에 응시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올해 달라진 모집요강 반드시 확인… 입시설명회도 활용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인문계 수리논술은 통계, 확률, 경우의 수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출제되기에 수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학생이면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다. 수리논술 유형에 얼마나 익숙한지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계 수리논술은 제시문과 논제에 주어진 정보를 엮어 나가는 논리력을 확인한다. 단서는 제시문 안에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각 대학 선발 방법 등이 변경됐는지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대가 정시모집에 교과평가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고려대가 정시모집에 교과우수 전형을 신설하고 학생부 교과 성적을 20% 반영하는 등 전형 방법과 선발 인원을 변경한 대학이 많다. 계약학과를 포함한 첨단학과 신설, 학과별 모집군 이동 등 대학별로 변경되는 내용이 많아 반드시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입시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면 EBS와 입시업체들의 대입 설명회를 참고해볼 수 있다. EBS는 홈페이지를 통해 16일 오후 5시 40분부터 대입 준비 전략 설명회를 생중계한다. 종로학원은 17일 오후 3시 세종대 대양홀에서 수능 결과 및 정시 합격 점수 예측 설명회를 개최한다. 메가스터디와 이투스, 진학사 등 주요 업체도 수능 직후 잇따라 온·오프라인 입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설명회에 참석하기 전에는 가채점을 미리 완료하는 게 좋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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