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 그랜드슬램 우승

박장식 2023. 11. 16. 17: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장] 경기도청, 그랜드슬램 내셔널·범대륙선수권 우승하고 귀국

[박장식 기자]

 1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 선수들.
ⓒ 박장식
 
한국 컬링의 첫 역사를 쓴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경기도청이 15일 한국으로 금의환향했다. 

경기도청(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감독 신동호)은 국가대표로 나선 범대륙선수권에서 한국 첫 우승을 가져온 데 이어, 랭킹이 높은 클럽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그랜드슬램 대회에 출전해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73일이라는 긴 경기 출전 일정을 마치고 1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선수들은 "국가대표가 다시 되었을 때 우승을 약속했는데 다시 이룰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귀국한 선수들은 짧은 휴식 후 의성으로 이동해 20일부터 치러지는 의성군수배 전국컬링대회에 출전한다.

한국 첫 기록 썼다... 세계랭킹도 2위로 '껑충'

4년 만에 국가대표 자리에 복귀한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은 범대륙 선수권 출전 외에도 투어 대회와 두 개의 그랜드슬램 대회에 출전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특히 투어 일정 중간에는 범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올림픽으로 향하는 첫 번째 일정에 나서기도 했다.

성과도 좋았다. 범대륙선수권대회에 나선 경기도청은 캐나다, 일본, 미국 등 쟁쟁한 컬링 강국들을 꺾고 대회 첫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얻어내면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으로의 출전을 위한 첫 단추를 잘 꿰었다. 

특히 귀국 전 출전한 대회인 그랜드슬램 내셔널에서는 스위스의 '팀 실바나 티린초니', 캐나다의 '팀 레이첼 호먼' 등을 연달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클럽 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경기도청은 아시아 최강 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그간 상대적으로 상대전 적이 좋지 않았던 일본의 컬링 간판 팀, '로코 솔라레'(스킵 후지사와 사츠키)를 상대로 투어 대회, 범대륙 대회에서 3연승을 거뒀다. '팀 김'이 이번 시즌 로코 솔라레 킬러로서의 면모를 보였는데, 선수들에게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 

"73일 투어 기간, 성적 좋아서 빨리 갔나봐요"
 
 범대륙선수권대회 우승 당시의 경기도청 선수들.
ⓒ 세계컬링연맹 제공
 
15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선수들은 한껏 기쁨을 드러냈다. 김수지 선수는 "우리가 범대륙선수권과 그랜드슬램 우승을 약속했는데, 이번에 이룰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며 웃었다. 설예은 선수 역시 "우리가 약속한 것을 모두 지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투어 소감을 전했다.

경기도청 신동호 코치 역시 "우리가 4-5년 전부터 계획하고 진행한 과정을 잘 밟고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래도 스포츠라는 것은 세계랭킹 1위 정도는 찍어야 맛 아니겠냐. 가시권에 있는 부분을 지키기 위해 남은 투어에서도 박차를 가하겠다"며 재치있는 바람을 전했다. 

투어 기간도 꽤나 길었다. 설예지 선수는 "73일이나 걸렸더라"라며 "성적이 좋아서 그런지 시간이 빨리 갔다"고 웃어보였다. 김수지 선수 역시 "핸드폰의 사진 앨범을 뒤적여보니까 우리 출국했을 때가 되게 옛날이었구나 싶더라"면서 꽤나 길었던 투어 대회 기간을 복기했다.

기억에 남는 경기는 있을까. 김수지 선수는 "범대륙선수권 결승전과 그랜드슬램 결승전이 모두 기억에 남는데, 범대륙 대회는 국가대표로 나간 것이기에 최대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싶었다"라며 "그랜드슬램은 지난 시즌에 결승 올라갔지만 우승을 못 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꼭 잡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랜드슬램 내셔널 대회에서는 특히 강한 상대들과 연달아 맞붙어야 했다. 김수지 선수는 "신동호 코치님이나 외국인 코치님께서 우리 팀이 집중할 수 있게 해주셨다"라며 "상대가 누구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우리의 샷을 잘 할 수 있었다"며 우승의 비결도 전했다.

일본의 로코 솔라레를 상대로 이번 투어에서만 3연승을 거둔 것도 성과였다. 이와 관련해 설예은 선수는 "로코 솔라레와 경기하기 전에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던 것이 컬링 전문 매체를 통해 재조명돼 부끄럽기도 했다"라며 "그래도 우리만의 경기력을 잘 펼쳐서 3연승까지 했다"며 웃었다.

김민지 선수는 "다음 그랜드슬램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라며 "특히 다른 한국 팀들도 다음 대회에 나설 수 있으니, 좋은 경기력으로 세계에 한국의 컬링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은 짧은 휴식 이후,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의성군수배 전국컬링대회에 나선다. 국내 실업팀이 모두 참가하는 큰 대회다.

김수지 선수는 "피로감은 크지만 잘 경기하겠다"고 말했고, 설예지 선수 역시 "그랜드슬램 우승자다운, 세계 랭킹 2위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