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어 자율주행차도… 사라진 낙관론 “혹독한 침체 겪을 수 있다”

이용상 2023. 11. 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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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인류의 꿈이다.

그동안 완성차업계에선 조만간 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낙관적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 기류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16일 "무인택시는 생명과도 직결되다보니 도입 초기 사고가 나면 혹독한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며 "크루즈 사태로 이게 현실화되면서 업계 전반에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한 초기 낙관론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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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율주행 로보택시 '크루즈'의 모습. EPA 연합뉴스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인류의 꿈이다. 그동안 완성차업계에선 조만간 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낙관적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 기류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잇따른 무인택시 사고, 늦어지는 레벨3 자율주행차 양산, 사업성 약화에 따른 투자 축소 등이 원인이다. 전기차 성장세가 최근 갑자기 꺾인 데 이어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간표도 늦춰질 전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운전자가 없는 무인택시를 가장 먼서 허용한 지역이다. 이곳에서 지난 8월 제너럴모터스(GM)의 무인택시 크루즈가 약 90초간 응급차를 막는 일이 벌어졌다. 얼마 뒤엔 크루즈가 긴급 출동하던 소방차와 충돌했다. 무인택시가 공사장에 난입해 차량 앞부분이 굳지 않은 콩크리트에 빠지기도 했다. 최근엔 한 여성이 크루즈 밑에 깔려 크게 다쳤다. 결국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DMV)은 크루즈 운행을 중단시켰다. 아직 크루즈가 돌아다니기엔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거다. 크루즈는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찾겠다”며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미국 다른 지역에서도 영업을 중단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16일 “무인택시는 생명과도 직결되다보니 도입 초기 사고가 나면 혹독한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며 “크루즈 사태로 이게 현실화되면서 업계 전반에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한 초기 낙관론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자율주행 사업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G90과 기아 EV9 GT라인에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인 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HDP)을 장착할 계획이었다. 자동차가 최고 시속 80㎞까지 스스로 주행하고 운전자는 비상 상황에만 개입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HDP 적용이 당분간 쉽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최근 자율주행 기술 총괄 부서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HDP 적용이 늦어지는 상황에 대한 진단 성격이 강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뉴욕오토쇼에서 사진 기자 간담회에서 “자율주행 차량은 법규 등 변수가 많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더 빨리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완전 자율주행차의 사업성에도 회의적인 분위기가 생기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임현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토요타, BMW, 지리, 폭스바겐 등 4개 업체의 투자 내용을 분석한 결과 자율주행 부문 투자 비중이 2019년 49.3%에서 올해 1.3%(9월 기준)로 급감했다. 임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품질 향상, 생산 비용 절감 등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자율주행에 대한 투자는 감소하고 전기차나 공장 자동화 관련 분야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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