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주인공' 노시환 "첫 경기 승리 기뻐…초구부터 스윙 생각 있었다" [APBC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건 4번타자 노시환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안타 1개 덕분에 야구 대표팀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2023 호주와의 예선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순탄치 않은 과정 속에서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2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17일 일본전과 18일 대만전을 앞둔 선수들 입장에서도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마운드는 비교적 잘 버텨줬다. 선발 중책을 맡은 문동주는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1회초 적시타를 맞은 뒤 6회초 알렉스 홀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았지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불펜의 부담을 덜었다.

뒤이어 올라온 김영규가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무난하게 투구를 마쳤고, 신민혁은 아웃카운트 없이 피안타와 볼넷을 각각 1개씩 기록했다. 뒤이어 올라온 최지민은 ⅔이닝 1사사구 무실점, 최승용은 1⅔이닝 1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주 타선을 봉쇄했다. 

9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등판한 정해영은 승부치기로 진행된 10회초를 포함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문제는 꽉 막힌 타선이었다. 2회말과 8회말 각각 김형준, 김주원 두 명의 선수가 1타점 적시타를 친 게 전부였다. 이날 한국은 안타 8개, 사사구 4개를 얻어내고도 3점을 뽑는 데 만족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건 한국이었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는 바로 노시환이었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10회말 승부치기에서 다니엘 맥그리스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쳤고, 그 사이 2루주자 최지훈이 홈으로 전력 질주해 득점을 올리면서 승패가 결정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노시환은 "국제대회 나오면 쉬운 팀이 없다. 첫 경기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한데, 첫 경기에서 이겼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를 17일 일본전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시환은 "상대 투수의 제구가 좋았기 때문에 초구부터 돌릴 준비를 하고 있었고, 타석에 들어가기에 앞서 류중일 감독님이 빨리 준비하라고 하셔서 대비했다. 투수가 던진 공이 실투가 됐고, 끝내기 안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끝내기 안타 상황을 복기했다.

노시환은 자신의 활약보다 동료들의 활약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 내내 타선의 흐름이 풀리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선수들도 답답했고, 다들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로 구종이나 스타일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고전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수들이 잘 막아주니 8회말 (김)주원이가 동점 적시타를 쳤고, 투수들이 잘 막아준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이날 경기까지 노시환은 국제대회에서 아직 홈런을 쏘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국제대회에서 홈런에 욕심을 낸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떻게든 주자가 있으면 콘택트를 하고, 주자를 모으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홈런은 언젠가 잘 맞으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호주전 승리로 한숨을 돌린 한국은 대회 2일 차인 17일 일본과 예선 2차전을 갖는다. 노시환은 "일본 투수들의 이미지는 컨트롤이 좋고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를 잘 활용한다. 변화구도 수준급으로 던진다"며 "그렇다고 해서 내가 바뀌는 건 없고, 한 경기를 이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누가 마운드에 오르든 내가 할 것만 최선을 다해서 이겨낼 것이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최선을 다해서 승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