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자택 전두환 유해, 유언대로 北보이는 파주에 묻힌다

경기 파주 장산리 안장 예정
사유지 장지 매입 진행 중

오는 23일이면 사망 2주기를 맞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유언대로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 파주 문산읍 장산리에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연합뉴스는 정치권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현재 유골함에 담겨 약 2년째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 중인 전 전 대통령의 유해가 장산리의 한 사유지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장지는 군 주둔지가 아닌 민간 사유지로 약 100ｍ 고지에 위치해 멀리 개성 등 북한 땅을 볼 수 있다.

생전 회고록에서 전 전 대통령은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고 사실상의 유언을 남긴 바 있다. 이에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을 한 다음 유해를 휴전선과 가까운 곳에 안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1년 11월27일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임시안치를 위해 도착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도 2021년 영결식에서 "남편은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하셨다"며 "또 화장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도 하셨다"는 유언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방 고지 대부분은 군 주둔지인데다 군부대를 벗어나면 지뢰가 매설된 곳이 대부분이라 전 전 대통령 측이 장지를 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 전 대통령 측은 유언대로 유해를 뿌리지는 않고, 장지에 유골함을 안치할 예정이다. 또 가계약 상태인 장지 매입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주변 공사 및 당국과의 조율도 이뤄져야 하므로 2주기인 오는 23일 안장이 이뤄지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전 전 대통령은 2021년 11월2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향년 90세로 사망했다. 당시 장례는 국가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