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용산서 거침없이 하라고"…尹 대통령 당무개입 논란?

"용산에서 신호? 사실이라면 말실수"
대통령실 "그런 적 없다" 선 그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중진 험지 출마 압박을 위해 용산발 메시지를 끌어오자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김기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당무에 개입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고, 대통령실 역시 인 위원장이 언급한 발언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대통령 쪽에서 혁신안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은 15일 YTN 라디오에서 "대통령께 거침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여러 사람을 통해 뵙고 싶다고 했는데, 직접 연락 온 것은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소신껏 맡아서 임무를 끝까지, 거침없이 해라' 이런 신호가 왔다"고 전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를 두고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직적 당정 관계는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및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도 꼽혀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했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인 위원장의 말실수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16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만약 인 위원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 여당의 혁신위가 했던 많은 일이 대통령실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다. 아니면 교감하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이 입법부로서 독립적인 기능을 하기보다는 용산에 종속된 조직인 것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인데 거기서 혁신안마저도 어쩌면 대통령실에서 내린 것처럼 만들어버렸으니 기름을 끼얹는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역시 "대통령이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시그널을 보낸 것 자체가 당무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대통령 측에서 왜 인 위원장에게 신호를 보내나. 이 자체가 당무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대한민국 최대의 개혁은 윤석열 대통령이 변하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계속 (당무에) 개입하면서 '나 당무 개입 안 한다'(고 말하니)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을 믿을 수 있겠나. 이런 것들이 변해야 개혁된 대한민국이 된다"고 했다.

다만 논란이 일자 김기현 대표는"대통령은 당무에 개입하고 있지 않다"며 부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 내부 문제는 당 지도부가 공식 기구와 당내 구성원과 잘 협의해 해결하는 시스템이고 잘 작동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역시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그런 것은 없었다"며 "(당내 문제는) 당에서 알아서 하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