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승' 호주전, 희망과 숙제 동시에 남겼다…일본전 선발은 이의리

배영은 2023. 11. 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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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젊은'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전의 한을 대신 풀었다.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호주와의 예선 풀 리그 첫 경기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3-2로 이겼다. 4번 타자 노시환이 2-2로 맞선 10회 말 무사 1·2루에서 끝내기 적시타를 터트려 값진 승리를 안겼다.

노시환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호주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APBC는 한국·일본·대만·호주 4개국 유망주가 겨루는 국가대항전이다. KBO·일본야구기구·중화직업봉구대련맹·호주야구연맹이 공동 주최한다. 우승 상금은 2000만엔(약 1억7216만원), 준우승 상금은 500만엔(약 4304만원)이다. 각국 국가대표급 유망주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주려고 만든 대회라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3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호주전에서 7-8로 졌다. WBC 조기 탈락으로 이어진, 뼈아픈 패배였다. 최정예 멤버가 출전한 대회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에 패해 충격을 안았다. 그러나 프로 저연차 유망주들이 나선 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결과를 냈다. 국제대회 첫 경기에서 호주를 만나면 패하는 불운의 징크스도 끊어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참 힘든 경기를 한 것 같다. 선발 문동주가 잘 던져줬고, 노시환이 값진 끝내기 결승타를 쳐서 기쁘다"며 "불펜투수 최지민, 최승용과 마무리투수 정해영도 경기 후반 접전 상황과 승부치기를 잘 막아줬다. 여러 선수의 좋은 플레이 덕에 승리했다"고 총평했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된 노시환은 "상대 투수 제구가 너무 좋아 초구부터 원하는 공이 들어오면 (배트를) 돌리려고 준비했다. 다행히 실투가 들어와 끝내기 안타가 됐다"며 "국제대회에 나오면 정말 쉬운 상대가 없다는 걸 다시 느꼈다. 첫 경기를 어떻게 끝내느냐가 정말 중요했는데,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호주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노시환(왼쪽)과 선발 투수 문동주가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선발투수 문동주는 5와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다. 삼진 5개를 잡았지만, 볼넷은 4개로 평소보다 많았다. 1회 초 선두타자 리암 스펜스에게 내준 볼넷이 선취점으로 이어졌고, 6회 초 선두타자 알렉스 홀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추가실점했다.

문동주는 "오랜만에 등판해서 그런지 경기 감각도 떨어지고 무척 힘들었다. 6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투아웃에서) 내려와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그래도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못 이겼지만, 팀이 이겨서 좋다"고 했다.

야수들의 투지도 빛났다. 3루수로 나선 김도영은 연장 승부치기 10회 초 수비에서 바운드된 땅볼 타구에 얼굴을 맞고도 침착하게 2루로 던져 더블 플레이를 엮어냈다. 우익수 윤동희는 두 차례 호수비로 투수들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김도영은 "초반에 득점 기회를 많이 날려서 팀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래도 8회 말 동점으로 이어지는 2루타도 치고, 수비도 잘 돼서 다행이었다"며 "소위 '될놈될(될 놈은 된다)'이라고 하지 않나. 동료 선수들도 '몸을 희생해서 병살을 만들어냈다'고 다들 반겨주더라"고 웃어 보였다.

김도영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호주전에서 8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과적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남은 대회 기간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았다. 한국은 출전국 중 가장 약체로 꼽히는 호주를 상대로 경기 막판까지 진땀을 흘렸다. 3회 무사 1·2루, 4회 2사 2루, 5회 1사 1·2루, 7회 1사 1·2루 등 중요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애를 먹었다. 노시환도 "경기 내내 타격이 잘 안 풀려서 선수들 모두 답답했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류 감독은 "국제대회에선 처음 보는 투수를 상대하는데, 젊은 선수들이라 초반에 타이밍을 잘 못 잡은 것 같다. 다음 경기에선 타순에 변화를 좀 주려고 한다"며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수들이 (한 수 위의) 일본전 등을 통해 경험을 쌓으면서 많은 걸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7시 일본과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왼손 이의리가 선발투수로 나서고, 일본은 세이부 라이언스에서 뛰고 있는 왼손 투수 스미다 지히로(24)를 내보낸다. 류 감독은 "일본에 왼손 타자가 많다. 우리나라 최고 좌완 중 한 명인 이의리가 잘 막아주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도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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