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PPI도 예상 밖 하락 전환…물가 안정세에 '연착륙' 기대 상승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한 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를 알리는 지표가 속속 나오며 시장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PPI가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0.1% 상승)을 뒤엎고 5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 올랐다. 9월(2.2%)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했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내려간 영향이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 전년 동월 대비 2.4%를 나타내 9월보다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PPI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이번 수치는 끈질기게 이어져 오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날 발표된 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전망치(3.3%)를 밑돌았다. 물가뿐 아니라 소비도 둔화하는 모습이다. 15일 발표된 지난달 소매판매 지표는 전월 대비 0.1% 줄어 7개월 만에 감소했다.
시장은 이번 CPI‧PPI‧소매판매 지표를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일자리와 경제성장률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꾸준히 둔화하면 경기 연착륙 기대가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라자드의 로널드 템플 수석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PPI와 소매판매 지표는 ‘경기가 연착륙으로 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디플레이션과 소비 지출 둔화세가 정착되면 Fed가 완화 기조로 통화 정책을 틀 근거가 될 수 있다. CME페드워치는 다음 달과 내년 1월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3.51포인트(0.47%) 올라 거래를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18포인트(0.16%)‧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45포인트(0.07%) 상승해 거래됐다. 다우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16일 이후 가장 높았고, S&P500지수는 9월 1일 이후‧나스닥지수는 8월 1일 이후 최고치였다.
다만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지속하는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단기적 수치로 과민 반응하지 말라”며 “인플레이션은 보이는 것보다 조금 끈질길 것이고 그렇게 빠른 속도로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긍정적이지만, 전반적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일단 fed는 물가상승률 목표치(2%)로 향하는 경로가 뚜렷해져야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고 있지만 경기 연착륙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축 고갈로 인한 소비 둔화, 은행 부문 취약성 증가, 실업률 상승 등이 연착륙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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