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판 '중꺾마, '샤오후'와 '데프트'의 평행이론
[이윤파 기자]
▲ 2022년 극적인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달성한 '데프트' 김혁규 |
ⓒ LoL Esports Twitter |
▲ 선수 생활 10년만에 첫 월드 챔피언십 우승에 도전하는 '샤오후' 리위안하오 |
ⓒ LoL Esports Twitter |
2022년 DRX는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E스포츠 역사에 남을 언더독 신화를 완성했다. 그 중에는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로 대표되는 '데프트' 김혁규의 서사가 있었다.
'데프트'는 데뷔한 이래 하루도 빠짐없이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꿈꿨다. 선수 생활 중간에 고난과 역경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야망과 열정을 가지고 꿈을 좇은 모습에 수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여기 '데프트' 못지않게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갈망하는 선수가 있다. WBG의 미드라이너 '샤오후' 리위안하오다. '봄의 황제'라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MSI 커리어를 지니고 있지만 유독 월드 챔피언십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2023년 드디어 첫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오르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공교롭게도 작년 월드 챔피언십의 주인공 '데프트'와 올해의 '샤오후'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열 번째 시즌, 일곱 번째 월드 챔피언십, 첫 번째 결승
데프트(2022년 월즈 결승 전까지) - MSI 1회 우승, LCK 2회 우승, LPL 2회 우승, 월드 챔피언십 0회
샤오후 – MS1 3회 우승(역대 최다), LPL 5회 우승, 월드 챔피언십 0회
'샤오후'와 '데프트'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레전드 선수들이다. 선수 생활 동안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많은 영광을 누렸다. 단 하나,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제외하고 말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우승 여부에 따라 선수 커리어 평가가 완전히 갈릴 만큼 절대적인 위상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두 선수는 커리어에 방점을 찍기 위해 오랫동안 도전을 이어갔지만, 결승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대회를 마무리하곤 했다. 그리고 선수 생활 10년 차에 마침내 월드 챔피언십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데프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역대 최고 원거리 딜러 논쟁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만약 '샤오후'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페이커' 이상혁 다음가는 역대 2위 미드라이너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
4시드의 기적 & 월드 챔피언십 우승 서포터
두 선수의 소속팀도 공통점이 많다. DRX와 WBG는 월드 챔피언십 진출 여부도 불확실한 팀이었고, 선발전을 통해 올라온 만큼 기대감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각 지역 4시드 최초의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DRX는 LCK와 LPL의 강팀들을 제압하며 결승에 진출했으나 WBG는 NRG, MAD, 프나틱 등 서구권 팀을 주로 만나며 결승에 올랐다. 대회에서의 서사는 DRX 쪽이 훨씬 험난하고 극적이었고, 경기력도 더 좋았다. 그러나 웨이보도 4강에서 BLG 상대로 업셋을 거두며 결승에 갈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두 팀에는 월드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는 서포터가 있다. DRX의 '베릴' 조건희와 WBG의 '크리스피' 류칭쑹이다. 결국 큰 경기에선 흔히 말하는 '유관 DNA'가 있는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DRX 우승 당시에도 '베릴'은 플레이메이킹과 정확한 오더로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크리스피'는 현재 대세인 유틸 서포터를 잘 다루고 피지컬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과연 대회 최강이라는 T1의 바텀을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앞을 가로막은 T1 그리고 '페이커'
공교롭게도 T1이 2년 연속으로 JDG를 잡고 결승에 진출하며 작년과 같은 구도가 만들어졌다. 첫 우승에 도전하는 베테랑과 롤의 신 '페이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데프트'와 '샤오후'는 '페이커'와 여러 번 맞대결을 펼쳤다. 두 선수 모두 MSI 결승에서 '페이커'에게 일격을 날리기도 했으나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번번이 '페이커'에게 가로막혔다. 특히나 '샤오후'는 2017년 RNG에서 뛸 당시 4강에서 T1에 2대3으로 패배했다. '페이커'의 5연속 갈리오, 이른바 '5연갈'을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샤오후'는 다시 한번 '페이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이제 '봄의 황제'가 아닌 진짜 '황제'가 되려고 한다.
공교롭게도 작년과 올해 모두 베테랑 선수들의 월드 챔피언십 도전이 결승의 주요 서사다. 2022년에는 '데프트'가 우승을 차지하며 '중꺾마' 신화를 완성했다. 과연 올해는 어떤 이야기가 완성될지 모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페이커'가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전인미답의 월드 챔피언십 4회 우승을 차지할 것인가, 혹은 '샤오후'가 첫 우승을 차지하며 LPL판 '중꺾마' 신화를 완성할 것인가?
그 어떤 결말이든 이번 대회는 역대급 월드 챔피언십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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