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홍현석 대신 박진섭 발탁…'센터백 3명' 우려 인정했다

김현기 기자 2023. 11. 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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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센터백 부족 가능성을 뒤늦게 인정하고 충원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이 2026 월드컵(캐나다·멕시코·미국 공동개최) 아시아 2차예선 첫 경기인 싱가포르전 당일 엔트리 교체를 단행했다. 최근 벨기에 1부리그에서 떠오르는 미드필더 홍현석이 부상으로 낙마한 것은 뼈아프지만 그를 대신해 같은 미드필더가 아닌 센터백 박진섭을 불렀다는 것이 의의가 깊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6일 홍현석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되면서 박진섭이 대체발탁 됐음을 알렸다. KFA는 "홍현석은 11월 15일 공식훈련 전에 좌측 정강위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의무팀 테스트를 거쳐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은 결과, 좌측 경골에 미세한 피로골절이 있는 것으로 판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 운동이 가능하지만 피로골절 초진의 경우 초반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무팀 판단에 따라, 더 큰 부상을 예방하고자 휴식 부여 차원에서 제외가 결정됐다"고 했다. 홍현석은 곧장 대표팀을 떠나는 것은 아니고 싱가포르전을 직접 본 뒤 귀가한다.

한국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1차전을 치른다. 이어 중국으로 떠나 오는 21일 C조에서 한국 빼고는 가장 전력이 좋은 중국과 붙는다. 지난 3월 부임 뒤 평가전만 8번 치른 클린스만 입장에선 처음 보는 본고사인 셈이다. 싱가포르는 한국보다 2~3수 아래 전력이어서 태극전사들이 낙승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중국전은 다르다.

중국 축구가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고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에서 한국이 3-0으로 이긴 적도 있다. 다만 아시안게임의 경우 24세 이하(U-24) 대표팀에 연령 초과 와일드카드 3명으로 선수단이 구성된 경우다. 이번 월드컵 2차예선은 서로 최정예 전력을 꾸려 붙고 또 날씨 더운 선전에서 싸우기 때문에 클린스만호 입장에서도 방심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클린스만호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은 곳이 중앙 수비 라인이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유럽 정상급 수비수 김민재가 든든하게 백4라인을 지휘하고 있고, 김민재 파트너로 정승현이 최근 계속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전체적인 센터백 수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민재와 정승현을 빼면 34살 노장 김영권 한 명밖에 없어 중국전에서 부상자가 나올 경우 자칫 다른 포지션 선수가 센터백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또한 있었다.

15일 열린 싱가포르전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걱정스런 질문이 나왔다.

"중앙수비수를 3명만 소집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달라. 박지수가 소집되지 못하는데 상황을 파악하고 있나"며 지난 여름까지 포르투갈 1부리그에서 뛰다가 중국 상위권 구단 우한으로 이적한 박지수의 공백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클린스만은 엔트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센터백보다는 공격수를 한 명 더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은 "박지수를 포함해 많은 선수를 확인하고 있다. 월드컵 예선은 23명만 차출할 수 있었다"며 "감독으로 결정해야 했다. 각 포지션마다 2명씩 생각을 했다. 최전방 3명이 활약을 잘하고 있고 3명이 필요하다고 느껴 변화를 취했다. 센터백 1명을 뺐다. 명단 수가 정해져 있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답변했다.

스트라이커인 조규성과 황의조, 오현규가 유럽 무대에서 최근 골 맛을 보는 등 컨디션이 좋고, 아무래도 상대 문전을 공략해서 이겨야하는 한국의 사정을 고려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홍현석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클린스만은 결국 같은 미드필더가 아닌 수비수를 뽑았다. 사실 홍현석 주포지션인 2선 공격진은 걱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세계적 수준의 태극전사들이 즐비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랭킹 상위권에 나란히 포진한 손흥민, 황희찬을 비롯해 프랑스 최강 PSG에서 일취월장하고 있는 이강인, 분데스리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는 이재성, 정우영 등 어느 누가 출격해도 상대를 휘저을 만큼 자원들이 많다.

따라서 클린스만은 홍현석 부상 아웃이 결정된 뒤 수비수 박진섭을 낙점했다.

박진섭은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고 출전할 경우 A매치 데뷔를 이루게 되는데 발탁 당일 열리는 싱가포르전보다는 21일 중국전을 대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박진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나서 한국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3연패에 힘을 보탰다. 또 8강 중국전에서도 든든한 수비력을 선보여 2-0 완승에 공헌했다. 중국은 아시안게임에서 탄룽 국가대표팀에 소속된 공격수를 와일드카드로 뽑아 한국전에 임했다. 박진섭 입장에선 중국 축구에 어느 정도 적응한 셈이어서 김민재나 정승현 등이 다칠 경우, 김영권과 함께 클린스만에 좋은 수비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으론 국내파 등용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 클린스만이 어느 정도 응했다고 볼 수도 있다. 클린스만이 이번 2연전을 대비해 뽑은 엔트리 23명 중 국내파가 당초 9명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홍현석이 낙마하면서 예상밖 박진섭을 전격 발탁, K리거에도 대표팀 문이 열려있고, 본고사인 아시아 예선 기간에서 새 멤버 데려올 수 있다는 점을 클린스만이 알렸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11월 A매치 참가 선수 명단(23명)

GK :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현대), 송범근(쇼난벨마레)

DF :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 현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진수, 박진섭(이상 전북 현대), 이기제(수원삼성)

MF :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박용우(알아인), 이재성(마인츠),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 정우영(VfB 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순민(광주FC), 문선민(전북현대)

FW :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 시티FC)

◆ 클린스만호 전적 및 일정

2023년 3월24일 친선경기 / 한국 2-2 콜롬비아(울산문수축구경기장) 득점 : 손흥민(2골)

2023년 3월28일 친선경기 / 한국 1-2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 득점 : 황인범

2023년 6월16일 친선경기 / 한국 0-1 페루(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2023년 6월20일 친선경기 / 한국 1-1 엘살바도르(대전월드컵경기장) 득점 : 황의조

2023년 9월8일 친선경기 / 한국 0-0 웨일스(영국 카디프)

2023년 9월13일 친선경기 / 한국 1-0 사우디아라비아(영국 뉴캐슬) 득점: 조규성

2023년 10월13일 친선경기 / 한국 4-0 튀니지(서울월드컵경기장) 득점 : 이강인(2골) 황의조 자책골

2023년 10월17일 친선경기 / 한국 6-0 베트남(수원월드컵경기장) 득점 : 김민재 황희찬 손흥민 이강인 정우영 자책골

2023년 11월1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싱가포르(서울월드컵경기장)

2023년 11월21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중국(중국 선전)

2024년 1월15일 2023 아시안컵 / 한국-바레인(카타르 도하)

2024년 1월20일 2023 아시안컵/ 한국-요르단(카타르 도하)

2024년 1월25일 2023 아시안컵/ 한국-말레이시아(카타르 도하)

2024년 3월21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태국

2024년 3월2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태국

2024년 6월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싱가포르

2024년 6월11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한국-중국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일정

2023년 11월16일 한국-싱가포르
2023년 11월16일 태국-중국

2023년 11월21일 중국-한국
2023년 11월21일 싱가포르-태국

2023년 3월21일 한국-태국
2023년 3월21일 싱가포르-중국

2023년 3월26일 태국-한국
2023년 3월26일 중국-싱가포르

2023년 6월6일 싱가포르-한국
2023년 6월6일 중국-태국

2023년 6월11일 한국-중국
2023년 6월11일 태국-싱가포르

사진=대한축구협회,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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