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서 가능한 다회용기 서비스, 제가 한번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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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 기자]
나는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이번 학기에 소속 대학교에서 창업 팀 프로젝트를 하던 중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당시 나는 해당 아이디어가 새롭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팀원 중 한 명이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가 뭐지?
나처럼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가 생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지인들에게도 해당 서비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모두 처음 들어본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 리턴잇 홈페이지 소개(https://www.returnit.co.kr/). |
ⓒ 화면갈무리 |
다회용기 순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음식점에 친환경 다회용기를 공급한 후 다회용기에 담긴 배달 음식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소비자가 다 먹은 용기는 리턴잇이 회수해 가고, 회수된 용기는 리턴잇 허브에서 세척된다. 그 후 다시 음식점에 용기를 공급하여 순환되는 방식이다.
리턴잇은 이 과정에서 환경호르몬 걱정 없이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냄새가 배지 않는 스테인리스 용기를 선택하였다. 또한 세척 허브는 체계적인 세척 시스템을 통해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회용기 이용하는 법, 어플에서 바로
현재까지 서비스는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특급', '땡겨요' 등 어플리케이션(어플)에서 이용할 수 있다. 먼저, 배달 어플에 접속한 후 다회용기 카테고리를 클릭한다. 메뉴 옵션에서 '다회용기'를 선택하거나 배달 방법에서 '다회용기 배달'을 선택하고 주문을 완료하면 된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지 않고 뚜껑만 닫아 가방에 넣으면 된다. 반납 과정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배달 시 사용된 가방에 있는 QR코드를 찍은 후 문 앞에 가방을 놓으면 리턴잇이 회수해 가는 식이다.
그러나 모든 지역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23년 8월 기준 서울은 강남구, 관악구, 광진구, 동작구, 마포구, 서대문구, 서초구, 성동구, 송파구, 용산구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경기는 김포시, 시흥시, 안산시, 안성시, 용인시, 화성시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리턴잇은 현재 서비스 지역 확장 중이며 더 많은 곳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에 대해 조사한 나는 직접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 정말 안내된 대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나는 '배달의 민족' 플랫폼을 통해 다회용기 배달 음식을 주문했다. 위 설명을 보고 앱에 접속하자마자 다회용기 카테고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앱에서는 다회용기 카테고리가 보이지 않았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배달의 민족 앱에서는 카테고리가 아닌 앱 내 검색을 통해서만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창으로 넘어가는 형식이었다. 문제를 해결한 후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일반 배달 서비스만큼의 식당은 없으며 한식과 중식이 대부분이었다. 배달의 민족에서는 결제 과정에서 다회용기 선택 버튼이 있었다. 다회용기 서비스 창을 통해 주문을 진행했지만, 별도 버튼을 한 번 더 눌러야 다회용기로 배달이 되는 듯했다. 배달 시간은 일반 배달 서비스와 동일했다. 도착한 음식은 설명처럼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왔고 따뜻했다. 그러나 반찬 용기는 일회용기로 배달되었다. 식사 후 물로만 한 번 헹구고 반납 절차를 진행했다. 반납 신청 후 도착한 메시지처럼 회수 과정까지는 약 24시간이 걸렸다.
▲ 직접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이용한 사진이다. 메인 음식은 다회용기에 담겨 왔지만 밑반찬은 일회용기에 담겨온 모습이다. |
ⓒ 이다빈 |
사용 후 느낀 몇몇 아쉬운 점이 있었다. 먼저, 서비스보다는 배달 플랫폼에 대해 아쉬운 점이다. '배달의 민족'에서는 직접 검색을 통해야만 이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법은 모든 사람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플랫폼인 만큼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외 다른 배달 플랫폼들은 모두 다회용기 카테고리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전반적으로 다회용기 배달을 진행하는 식당 수가 아직 적었다. 프랜차이즈 식당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국물 요리가 있는 한식과 중식 위주였다.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점주가 마음대로 용기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본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해 보였다. 지금보다 다양한 식당이 입점해 다회용기 배달이 진행된다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음식이 다 다회용기에 담겨 오지는 않는다는 점도 아쉬웠다. 이날 내가 시킨 음식 중 밑반찬이 일회용기에 담겨온 것을 보고 리턴잇 홈페이지에 접속해 다회용 반찬 용기는 없는지 조사해 보았다. 홈페이지에는 '신 원형 1호(몸통+뚜껑)'라는 이름으로 반찬 용기를 판매하고 있었고 개당 1회 사용 가격은 64원이었다. 같은 크기의 일회용기 가격이 약 14원인 것에 비하면, 자영업자의 식당에서 작은 반찬 용기까지 비싸게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로서, 나는 전체적으로 서비스에 대해 만족스러웠다. 서비스 이용 전에는 다회용기를 받고 반납하는 과정이 훨씬 더 복잡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반찬이 든 일회용기를 치워야 하긴 했지만, 쓰레기가 적게 나오고 확실하게 설거지할 필요가 없어 반납 과정은 오히려 일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때보다 편했다.
서비스 이용 지역과 식당의 선택지가 다양해진다면 지속적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겠다고도 생각한다. 배달 음식의 비중이 커진 오늘날, 우리의 작은 결정이 환경을 지키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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