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는 다 묶였다… 알짜 FA 잡아라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시작됐다. FA(자유계약선수)로 문을 연다. 대형 선수들은 시장에 나오지 않지만 10개 구단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2024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34명의 선수가 FA 신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17일까지 FA 권리 신청을 하면 18일 공시를 거쳐 19일부터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올해 FA 시장은 잠잠한 편이다. 대어들은 이미 구단과 장기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은 이미 지난해 2029년까지 6년 총액 124억원(보장금액 100억원)에 계약했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과 박세웅(롯데 자이언츠)도 이미 다년계약을 맺어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6명으로 FA가 제일 많은 SSG 랜더스는 4명이나 이미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2019년 6년 계약을 맺었던 최정은 FA 자격을 얻지만, 계약기간 2년 남았다. 박종훈·문승원·한유섬도 2021시즌 종료 뒤 장기계약을 하면서 묶였다. 올 시즌 도중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김태군도 3년 계약(최대 25억원)을 이미 맺었다.
대어들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구단들은 내부 FA 단속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LG는 임찬규, 서건창, 김민성, 함덕주가 FA로 풀린다. LG 선수들은 차명석 단장에게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게 FA 선수들을 꼭 잡아달라"고 했다. 특히 올해 개인최다인 14승을 거둔 임찬규가 핵심이다. 토종 선발진이 강하지 않은 LG로선 임찬규가 필요하다.
롯데는 외야수 전준우와 내야수 안치홍이 FA 자격을 얻었다. 두 선수는 30대 중반이지만 야수 중 팀내 기여도 1, 2위를 다퉜다. 둘 중 한 명만 빠져도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KIA 타이거즈는 김선빈 계약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에 35세가 되지만 타격 능력은 여전하다. FA는 아니지만 최형우도 3년 계약이 종료돼 재계약해야 한다. SSG 포수 김민식, 한화 투수 장민재는 처음으로 FA가 됐다.
FA 시장에선 구원투수들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김재윤(KT 위즈), 홍건희(두산 베어스), 함덕주(LG) 등이 눈길을 끈다. 김재윤은 3시즌 연속 30세이브를 올렸다. 홍건희는 최고 시속 150㎞가 넘는 빠른 볼을 던진다. 부상에서 회복한 함덕주는 올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원소속구단도 재계약을 원하지만, 불펜 보강을 노리는 팀들과 경쟁해야 한다.
야수 중에선 두산 내야수 양석환이 최고 계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석환은 최근에 흔치 않은 장타력이 돋보인다.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쳤다.
베테랑 오승환(삼성), 박경수(KT)의 거취도 주목된다. 두 선수 모두 은퇴 시기를 두고 고민중이다. FA 계약 협상 결과에 따라 선수 생활을 어떻게 마무리할지도 정해질 전망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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