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날 오전 8시 34분, 늦잠 자는 고3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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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고3 아들은 8시 30분이 넘었는데도 잠을 자고 있다.
아들이 대학교 입학 대신 입대를 선택한 이유는 어릴 때부터 가졌던 군인에 대한 추억이 계기가 됐다.
그럼에도 아들은 12월 신원조회를 통과하면 정상적으로 내년 3월에 입대를 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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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도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 11월 16일 오전 8시 30분, 고3 아들이 자고 있는 모습? |
ⓒ 임병도 |
16일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이다. 수험생들은 오전 8시 10분까지 시험실에 입실을 해야 한다. 8시 40분에는 1교시가 시작된다. 그런데 고3 아들은 8시 30분이 넘었는데도 잠을 자고 있다. 만약 수험생이었다면 큰일이겠지만 다행히(?) 우리 아들은 대학을 가지 않아 수능을 보지 않는다.
▲ 기자의 작은아버님은 해병대 복무 중인 1967년 월남에서 전사하셨다.?국립현충원 묘비에 적혀 있는 계급과 전사 날짜 |
ⓒ 임병도 |
고3 아들은 올해 해병대 부사관에 지원해 필기시험과 체력, 면접, 신체검사를 통과해 7월에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 내년 3월에 입대를 한다.
아들이 대학교 입학 대신 입대를 선택한 이유는 어릴 때부터 가졌던 군인에 대한 추억이 계기가 됐다. 우리 가족은 매년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간다. 이곳에는 해병대로 월남전에 참전하셨다가 전사하신 기자의 작은아버님이 안장돼 있다.
▲ 지난 10월 10일 제403기 해병대 부사관 후보생 입소식 사진 |
ⓒ 해병대 공식 블로그 갈무리 |
얼마 전 403기 해병대 부사관 입소식 사진이 화제가 됐다. 입소한 부사관 후보생들은 14명에 불과했다. 8주차에 현역병 중 부사관으로 선발된 28명이 합류해도 42명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임관하는 부사관은 100명 이상 감소했다.
해병대 부사관 지원이 감소한 배경에는 채 상병 사망과 이를 둘러싼 외압 수사, 해병대 지휘부 논란, 부사관에 대한 열악한 처우 등이 있다. 부모로서 아들의 해병대 부사관 입대가 꺼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들은 12월 신원조회를 통과하면 정상적으로 내년 3월에 입대를 하겠다고 한다. 아들에게 해병대 부사관 입대를 포기하고 전문대학이라도 가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봤다. 아들의 대답은 단호했다.
"장기 떨어져 부사관 의무복무 4년 끝내고 전역해도 23살이야. 대학교 가고 싶으면 내가 돈 벌어 가도 늦지 않아. 어차피 군대 가야 한다면 빨간 명찰 달고 갔다 올래. 내년에 임관하고 월급 받으면 아빠 용돈도 줄게."
세상에는 남들과 다른 길을 가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 적성과 희망에 따라 자신의 길을 간다고 능력이 떨어진다고 비난하거나 섣부른 충고를 할 필요는 없다.
오늘 수능을 보는 혹은 보지 않는 고3 재학생도, 재수생이나 대학에 가지 않고 취업하는 직업계 학생들이나 모두에겐 꿈이 있다. 다양한 그들의 꿈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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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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